영화 'F1 더 무비', F1 우승을 넘어선 자유

by 뽀잉


'돈이 아니면, 무엇이 중요한데?'


어떤 영화는 끝났지만 끝나지 않는다.

쿠키영상까지 보아야 그가 줄곧 지었던 미소의 의미가 느껴지는 영화.

완벽한 이해가 아니더라도 가슴을 탁 치고 가는 메시지가 있는 '무언가'가 있는 영화.

'F1 더 무비'는 그런 영화다.





'신의 한 수'를 비밀스럽게 갖고 있는 사람은 언변이 화려하지 않다.

표정 하나, 웃음 하나로 그의 비밀스러운 무기를 은근히 드러내는 것이다.


소니 헤이스(브래드 피트)가 같은 팀원이자 앙숙 같은 관계인 조슈아 피어스(댐슨 이드리스)에게 건네는 은유적 표현과 여유로운 웃음 속에, 소니의 진짜 속뜻은 무엇인지 영화 중반까지도 헤아리기가 어려웠다.


팀에 다소 협력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소니가 이 F1 트랙 위에서 달리고 있는 진짜 이유는 뭘까?

명성? 상금? 트로피?

영화 초반과 영화 마무리에 소니는 같은 질문을 받고 같은 반응을 한다.

'돈은 중요하지 않아요.'

'그럼 뭐가 중요한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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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정신력과 체력, 누구에게도 비길 수 없는 F1 경주 노하우와 스킬을 보유한 그에게 진짜 중요한 것이 쿠키 영상까지 보고서야 영혼으로 와닿는다.

젊은 시절 사고 후유증으로 더 이상 경주를 할 수 없는 몸임에도 불구, 카레이서로서 30년 만에 아부다비 그랑프리 우승컵을 거머쥔 소니가 어떤 미련도 없이 너털웃음만 남긴 채 떠나온 사막에서 드라이빙을 하며 '날고 있는' 모습을.

소니의 '날고 있는' 모습은 그가 우승한 아부다비 그랑프리 트랙에서도 나타난다.

굴곡진 사막 위에서 모래를 흩날리며 사륜 구동 차를 몰며 날고 있는 그는 그야말로 무아지경, 차와 물아일체가 되어 있었다.

돈이 아니면 무엇이 중요하냐는 물음에 갸웃거리며 웃고만 있던 그의 영혼을 잠재하고 있던 것은 드라이빙 그 자체였던 것.





영화 'F1 더 무비'를 보기 전엔, F1에서 자아내는 짜릿한 속도감과, 로맨틱한 스웨터를 걸쳐도 그 속에 감춰진 맹수적인 야생성이 느껴지는 브래드 피트의 조합에 설렜었다.

그런데 관중으로서 F1 자동차들을 시야에 담는 걸 넘어 트랙 위에서 굉장한 속도로 실제 타고 있는 스피드사운드까지 느끼자니 오감이 버거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스토리가 전개되며 전개될수록 굳이 아이맥스가 아니더라도 속도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의 1인칭 운전자 시점에서의 스피드와 사운드, 경주 중 닳아버린 네 타이어가 2초 만에 속전속결 교체되는 긴박함에 빠져들고 있었다.






무엇보다 젊은 시절 소니의 큰 사고와 그의 앙숙 관계, 같은 팀이지만 어린 라이벌 조슈아가 소니와 경기 중 당한 차량 화재사고는 극 중 주연 배우들의 나이차와 더불어 경험과 숙련도 부분에서 어떠한 평행선을 그리고 있었다.


한 가지 부품으로는 절대 운행되지 않는 한 대의 차, 감독과 레이서는 물론 기술총괄, 기술팀 등 그 어떤 협력 없이는 우승과 안전을 기대하기 힘든 하나의 레이싱 팀 역시 동질의 의미를 그리며 구현되는 영화였다.




아부다비 그랑프리 경주 트랙 위에서 질주하는 차량과 빛나는 도시의 야경 사이 화려하게 터지는 폭죽,

그랑프리 우승 후 팀을 떠나 사막 위를 넘나들며 고개 사이를 날고 있는 차량 속에서 고글을 낀 채 활짝 웃고 있는 소니. 질문의 대답은 날고 있는 질주였고, 질주하며 짓고 있던 그의 웃음은 우승을 넘어선 자유 그 자체였다.


F1 경주를 해야 하는 남자가 아닌, 드라이빙을 해야만 하는 남자 소니!

시각과 청각, 오감과 영혼까지 떨리게 한 영화, 'F1 더 무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