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를 아끼며 배운 삶의 균형
사람들은 자주 말하곤 한다.
“단순하게 살아라.”
이만큼 마음이 가벼워지는 말이 어디 있겠냐마는 나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막연한 이상처럼 느껴졌다.
본업과 더불어 하루 속에서 쌓아나아가고 싶은 소망, 목표, 운동 그리고 때때로 소나기처럼 찾아오는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이 하루라는 식판 속 다양한 반찬들을 이루고 있는데, 단순함이라는 게 잘 와닿지 않았던 것이다.
성격도 급한 편인데다가 생각이 많아 마음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최근 허리에 통증이 생겼다.
허리가 아픈 적은 처음이라 처음엔 금방 지나갈 사소한 불편 정도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일상생활에 많은 제약이 생겼다.
운동을 계획대로 실천하기는커녕 앉았다가 일어나기가 버거워 체력을 아끼게 되었다.
평상시에 귀찮아하지 않았던 것들을 꼼짝없이 하지 못하고 있었다. 움직일 때마다 생각지 않았던 자세에서 통증을 느끼고 재채기조차 허리를 잡고 하게 되었다. 허리를 바닥으로 짓누르는 듯한 신체적 아픔이 찾아오니 마음까지 금세 지쳤다.
하지만 삶은 인간을 호락호락 편안하게 놔두지 않는 법, 똑같이 밀려오는 일상 속에서 누워만 있을 수는 없어 꼭 해야 하는 일에 효율적인 동선과 자세로 집중하기 시작했다. 늘어져 쉬곤 했던 자세가 지금의 허리를 가장 아프게 하여 스스로 늘어진 자세를 거부했다. 점점 다른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사라졌다.
몸이 아프고 나서야 선택이 단순해졌다.
그리고 깨달았다. 에너지를 너무나 많은 것들에 분산하고 살았구나.
그것은 단연 물리적인 일상뿐만이 아니었다.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지나쳐도 되는 사소한 것에서도 나는 많은 부분에서 에너지를 쪼개 쓰고 있었다.
삶의 많은 부분에 지나치게 관여하고 몰입하여 정말 중요한 것에 쏟아야 할 에너지는 만화 속 치즈 조각만도 못했다.
이후 나는 허리 운동과 자세 관리, 회복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다.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것도 불편하여 골똘히 잡생각에 빠지는 일과 불필요하며 과도한 계획은 내려놓게 되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몸도 마음도 이렇게 단순해진 삶 속에서 허리는 빠르게 회복되었다.
처음 느껴본 허리 통증이었고 어찌할 바를 몰라 가장 어렵게 느껴졌는데, 생각보다 하루하루 체감이 다르게 나아지고 있었다.
물론 중대한 원인이 아니니 빠른 회복을 볼 수 있었겠지만, 작은 변화들이 움직이고 새롭게 반복되는 습관은 분명 내 몸과 마음을 바꾸고 있었다.
부끄럽지만 이 경험을 통해서야 나는 깨닫게 되었다. 단순하게 산다는 것은 똑같은 일상 속에서 쿨하게, 명쾌하게 생각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한정적인 내 에너지를 중요한 것에 더 집중하는 삶이라는 것을.
겉잡을 수 없는 내 시선과 마음을 돌보고 꼭 필요한 일에 마음을 쏟는 것, 그것이 단순하게 산다는 의미였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 내 체력과 정서와 에너지를 갉아먹고 있던 사소한 일상들을 조금씩 정리하려 한다.
우선순위를 구분하고 마음이 향하는 곳에 집중한다.
생각지 않게 허리가 아프기 시작하고 또 허리와 더불어 몸의 체력을 회복하면서,
나의 흩어져 있던 손발과 마음을 발견하고 내 안으로 모으기 시작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함은 결코 이루기 어려운 이상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을 어디로 놓을지 선택하는 작은 결정 속에 숨어있다.
하루하루 몰아치는 일상, 삶은 여전히 복잡하다. 하지만 그 안에서 고요히 단순함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