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인스포팅 / 이완맥그리거 / 대니보일
영화는 청춘을 즐기는 렌튼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한다. 모든 것이 선택으로 좌지우지되는 복잡한 세상에서 본인이 마약 하는 이유 단지 "마약은 구하기만 하면 된다"라는 단순한 사고만 하면 된다는 이유를 들며 그의 천진난만한 성격을 보여준다. 그의 친구들 벡비, 식보이, 스퍼드 또한 청춘이다. 술과 사랑을 즐기는 그들의 모습은 꽤나 현실 세상에서 그럴듯한 숨통을 제공해 주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는 곧바로 역겨운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더러운 화장실"의 씬과 그 이후의 상황들로 그들의 매력을 빼앗는다. 마약을 끊기 위함이었지만, 그럼에도 똥물이 가득한 변기통에 빠진 렌튼, 절도와 폭력을 일삼고, 친구가 기념으로 남긴 여자친구와의 은밀한 영상을 몰래 훔쳐보거나, 마약으로 인해 세상에 하나뿐인 자식을 방치해 죽게 하거나 등등의 씬들이 그러하다.
강한 자극이 없으면 삶을 느끼지 못하는 청춘들은 절도를 하거나 범죄를 하거나 또 폭력을 일삼거나의 일상으로 살아간다. 그러던 와중 렌튼은 어딘가 이상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악과는 거리가 있는 소중한 친구, 스퍼드와 함께 절도로 법정에 끌려간다. 스퍼드는 감옥으로, 헤로인 중독 치료를 받고 있던 렌튼은 집행유예를 받게 되는 슬픈 상황. 물론 렌튼과 스퍼드의 어머니만 슬퍼할 뿐, 그의 친구들은 "마약을 하러 가자며" 다소 위선적인 슬픔을 공유한다. 이후 렌튼은 죄책감을 느끼며 공허함을 느끼다 그에 못 이겨 "딱 한 번만"의 사고로 또다시 헤로인을 시작한다. 한편 렌튼의 친구 중 유일하게 건강해 보이던 토미는 여자친구와의 은밀한 영상 행방불명 사건으로 이별하게 되고, 그로 인해 고통받는다. 결국 토미도 친구 따라 강남 가듯 마약의 길에 빠져든다.
얼마 못 가 마약 중독으로 인해 렌튼은 죽을 위기에 빠진다. 렌튼이 병원으로 실려 가는 동안 그의 시야는 그에게만 한정되어 있으며, 본인의 시야 이외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불안감에 잠겨있다. 그는 겨우 살아나지만 부모님에 의해 결국 집안에 갇히게 된다. 그는 갇혀있는 동안 마약 금단 증상으로 매우 고통받는다. 그동안 마약으로 인해 겪었던 사건사고들과 온갖 신경질의 원인들이 그의 눈앞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 렌튼의 세상은 깊어 보이면서도 끝나지 않는 동굴처럼, 매직아이를 보는 것 같은 벽지처럼 혼란스럽다.
땀으로 약의 기운을 뺐는지, 금단증상을 이겨내 마약을 끊게 된 렌튼은 이 모든 생활을 청산해 나가기 시작한다. 나아가 사회의 일원으로서 부동산 중개일을 시작하지만, 이것도 꼼수를 쓰는 듯한 렌튼은 "사기, 속임수, 돈" 등등의 단어들을 좋아하는 정직과는 아직 거리가 있는 방랑자다. 나름의 안정적인 생활과 평화를 얻기 시작한 렌튼, 그는 피의 악마 같은 친구 벡비가 폭력 강도 사건으로 수배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시점 잠잠해졌던 파도가 다시 몰아치듯 벡비가 그를 찾아온다.
벡비를 비롯한 식보이까지 찾아오면서 점점 그의 집안은 그들의 터전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중개업 사장 몰래 그들에게 런던 집을 소개해주었지만 이것마저 수포로 돌아간다. 그러나 여전히 렌튼을 제외한 그들은 유쾌하다. 렌튼이 렌트한 TV를 팔아 그 돈으로 패스트푸드를 먹는 청춘이다. 정말 "믿을 수가 없다." 그리고 믿을 수 없게 가장 건강했던 친구 토미는 마약으로 인한 고양이 성교 바이러스 사건에 의해 죽게 된다. 이 상황에서도 돈 벌 궁리를 하던 벡비와 식보이. 렌튼은 점점 피로감과 공허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둘도 없는 친구라는 말이 점점 흐릿해진다.
그런 이들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우연히 만난 마약상에게서 싼값으로 마약을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가공 후 비싼 값에 팔려는 생각을 하지만 애초에 구매 자금이 부족했던 그들은 렌튼을 끌어들인다. 토미의 장례식에서 만난 스퍼드까지 합류하면서 결국 또다시 뭉치게 된 방랑자들. 이로 인해 렌튼은 테스트를 핑계로 또다시 "딱 한 번만" 마약을 하게 된다. 그들이 걱정했던 것과 달리 마약 거래는 꽤나 수월하고도 짧게, 무엇보다 성공적으로 끝난다. 날아갈듯한 기분과 성취감으로 도취된 렌튼 무리.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다시 우정을 다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에게 여전히 긴장이 서있다. 마약으로 벌어들인 돈가방에 시선을 거두지 못하기 때문이다. 누가 돈가방을 들고 튈 것인가에 대한 긴장감이 그들의 대사로 깔리던 와중, 벡비의 분노 조절장애로 그들의 우정은 다시 금이 가기 시작한다. 무자비하게 술집 손님들을 패기 시작하는 벡비, 친구인 스퍼드도 그의 칼부림에 손을 다치고 만다. 렌튼은 더 이상 이 무리에 속해있고 싶지 않다.
영화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이 씬의 긴장감을 샷의 사이즈와 조명디자인을 통해 0.01초 직전의 시하폭탄으로 재구성한다. 우리는 보일 듯 말듯한 어둠과 빛 사이에서, 금방이라도 살인을 저지를 것 같은 벡비와 돈을 튈 생각을 하고 있던 렌튼의 불안한 얼굴을 보게 된다. 우리는 눈을 가린 척하며 그들에게 점점 다가간다. 당최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겠는 렌튼과 벡비의 표정은 어둠으로 가려져 있다. 우리의 상상력은 그 어둠에서 무한해진다.
이 시하폭탄은 백비에게 돈가방을 건네주고야 멈춘다. 돈가방을 안고 자는 벡비, 그리고 잠든 식보이와 스퍼드, 렌튼만 유일하게 깨어있다. 렌튼은 더 이상 친구 따라 강남에 가지 않는다. 그는 더 이상 천진난만하게 친구들과 우정을 공유하며 쾌락만을 누리는 청춘이 아니다. 렌튼은 결국 돈가방을 들고 튄다. 잠에서 깬 스퍼드가 이를 목격하지만 그의 착한 천성 탓에 아무 말하지 않고 그를 보내준다. 빠르게 진행되는 렌튼의 도피, 그는 오프닝에서 말한 선택으로 가득한 삶에 대한 기대감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누구보다 해방감을 느끼며 웃지만 영화는 아웃포커싱을 통해 그의 웃음을 흐릿하게 만든다. 우리는 끝까지 그의 웃음을 정확하게 볼 수 없다.
https://www.youtube.com/watch?v=Im3d7yoJeYo&list=PLjDvaXwceFJR7VHLYhk39OVcVI9wTgM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