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다이나믹스가 최근 CES에서 새로운 아틀라스 로봇을 공개하며,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이 회사는 아틀라스를 대중에게 자세히 보여주지 않아서, 원격조정이나 리모컨으로 조종하는 다른 휴머노이드 로봇들과 비교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공개로 아틀라스가 얼마나 앞선 기술을 가졌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아틀라스는 몸을 360도 회전할 수 있어서 작업 효율이 매우 높다. 하지만 이것 말고도 주목할 만한 특징들이 여럿 있다.
먼저 아틀라스의 손가락은 3개뿐이다. 사람들은 흔히 로봇이 사람의 도구를 쓰려면 손가락이 5개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이 일할 때를 관찰하면 손가락 5개를 모두 쓰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다. 컴퓨터 키보드를 칠 때, 피아노 같은 악기를 연주할 때, 젓가락질을 할 때 정도만 여러 손가락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작업은 엄지손가락과 검지, 중지 세 개만 있으면 충분하다. 물건을 잡거나 도구를 사용할 때 중요한 것은 손바닥과 마주 보는 엄지손가락과 손가락으로 얼마나 강하게 쥘 수 있느냐는 악력이다.
아틀라스의 손목은 같은 방향으로 5바퀴나 돌아간다. 공개 영상을 보면 구형 아틀라스가 신형 아틀라스를 소개할 때 손목을 계속 같은 방향으로 돌리는 장면이 나온다. 사람의 손목은 약 180도 정도만 돌아가고, 팔과 어깨를 함께 돌려야 270도 정도 회전할 수 있다. 기계를 조립하거나 수리할 때 드라이버로 나사를 조이는 작업을 해본 사람은 안다. 좁은 공간에서 손목만 써서 나사를 계속 돌려야 할 때, 사람의 손목이 한 바퀴를 못 돌아가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지 말이다. 전동 드라이버를 쓸 수 없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아틀라스의 손목이 몇 바퀴씩 돌아가면 나사를 조이거나 푸는 작업을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다만 어떤 기술로 이를 구현했는지는 궁금하기는 하다. 특수한 케이블을 사용했거나 슬립링 같은 장치를 썼을 것으로 추측된다.
아틀라스는 고속 회전 모터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개된 영상을 자세히 들어보면 아틀라스가 움직일 때 나는 모터 소리가 그리 크지 않다. 게다가 소리의 피치를 들어보면 모터가 매우 빠른 속도로 회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틀라스가 움직이는 속도와 각도를 생각하면, 아마도 빠르게 도는 모터와 큰 감속비를 가진 감속기를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조합은 여러 장점이 있다. 첫째, 강한 힘과 토크를 낼 수 있어서 무거운 것도 들 수 있고,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홀딩 능력도 좋아진다. 둘째, 움직임을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고 관성도 잘 조절할 수 있다. 특히 로봇의 팔다리 끝부분은 캔틸레버 구조로 되어 있어서 진동에 약한데, 고속 모터와 높은 감속비를 쓰면 이런 문제에 대처할 수 있다.
신형 아틀라스는 유지보수가 쉬워 보인다. 새로운 아틀라스를 보면 외관을 덮는 외피인 카울을 과감하게 없앴다. 특히 다리 부분은 매우 단순하고 깔끔하게 만들어졌다. 멋있어 보이려고 복잡하게 디자인한 것이 아니라 실용성에 집중한 것이다. 로봇이 공장이나 작업 현장에서 일할 때는 예쁜 것보다 고장 났을 때 빨리 고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신형 아틀라스는 부품을 교체하거나 수리하기가 훨씬 쉬워 보인다. 동시에 케이블 등 손상이 쉬운 부품도 보호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즉, 정말로 공장 같은 산업현장에서 오랫동안 일하도록 만들어진 외관이라는 뜻이다.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산업용 로봇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 쓰이는 설비와 로봇은 일반 소비자용 제품과 다른 특성이 필요하다. 예쁘고 멋있는 것보다 고장이 적고, 고장 나도 빨리 고칠 수 있어야 한다. 강한 힘을 낼 수 있어야 하고, 정교하게 움직여야 하며, 오랜 시간 일해도 끄떡없어야 한다. 아틀라스는 이런 산업용 요구사항에 딱 맞춰서 설계되었다. 3개의 손가락, 5바퀴 돌아가는 손목, 고속 모터와 높은 감속비, 유지보수가 쉬운 구조까지 모든 것이 실전을 위한 선택이다. 이것이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다른 로봇 회사들과 구별되는 진짜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