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롯데월드타워를 올려다보면 저 높은 건물이 어떻게 바람에도 무너지지 않을까 신기하다. 대만 타이베이의 101 빌딩도 마찬가지다. 한편 공장에서 동작하는 로봇 팔을 보면 그 정밀한 움직임이 놀랍다. 이 둘은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공학적으로는 똑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바로 캔틸레버 구조라서 이다.
캔틸레버 구조는 한쪽 끝은 고정되어 있지만, 다른 쪽 끝은 자유롭게 흔들릴 수 있다. 초고층 빌딩은 땅에 붙어서 하늘로 쭉 뻗은 막대 형태이고, 로봇 팔은 몸통에 붙어서 공중으로 뻗은 막대기다. 문제는 이렇게 한쪽만 고정된 구조는 반대편 자유 끝단이 심하게 흔들린다는 것이다. 빌딩이든 로봇 팔이든 이 흔들림을 잡지 못하면 제대로 쓸 수 없다.
고정된 부분에서 멀어질수록 힘을 받으면 더 크게 휘어진다. 타이베이 101 같은 초고층 빌딩에 강한 바람이 불거나, 지진이 발생하면 꼭대기 부분이 좌우로 수 미터씩 흔들릴 수 있다. 로봇 팔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하거나, 멈출 때 끝부분이 떨린다.
더 큰 문제는 공진이다. 그네를 탈 때 리듬에 맞춰 힘을 주면 점점 더 높이 올라가는 것처럼, 건물이나 로봇 팔도 특정한 리듬(주파수)이 있다. 바람이나 지진이 그 리듬과 딱 맞으면 흔들림이 빠르게 커진다. 빌딩에서는 사람들이 멀미를 하거나, 건물이 부서질 수 있고, 로봇 팔은 정확한 위치에 정지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두 구조 모두 '끝부분의 흔들림을 어떻게 빨리 멈출까'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타이베이 101 빌딩 꼭대기 층에는 관광객들이 볼 수 있는 거대한 금색 공이 매달려 있다. 무게가 무려 660톤으로 점보제트기와 맞먹는다. 이것은 장식품이 아니라 건물을 지키는 장치다. 이름은 동조 질량 댐퍼라고 하는데, 쉽게 말하면 건물 흔들림을 잡아주는 거대한 추다. 작동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강한 바람이 불어 건물이 오른쪽으로 기울면, 이 무거운 공은 관성 때문에 그 자리에 멈춰있는다. 그러면 건물이 오른쪽으로 흔들리는 움직임을 줄여준다. 추가 제자리에 있으려는 관성으로 인해 진동을 줄여주며, 큰 무게가 건물에 달려 있어서 공진 주파수를 변경시킨다. 추의 아래쪽에는 유압 실린더가 있어서 추가 천천히 이동하도록 하면서 운동에너지가 유압 실린더를 통해 열 에너지로 바뀌면서 진동을 제거한다.
로봇 팔도 진동을 제거가 중요한 일인데, 로봇 팔의 진동 제어를 빨리하지 못하면 로봇팔의 진동 때문에 정확한 자리에 위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확한 위치로 이동하려면 로봇팔이 정지하고 진동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해서 작업 중 손실되는 시간이 많아진다. 로봇 팔은 빌딩처럼 무거운 추를 달 수 없다. 너무 무거워지면 제대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대신 로봇은 소프트웨어 제어로 진동을 제거한다.
널리 사용되는 방법은 입력 성형이다. 로봇이 움직일 때 어떤 진동이 생길지 미리 계산한다. 그리고 그 진동을 없앨 수 있는 반대 움직임을 주어서 진동을 감쇄하는 Zero Vibration 방법, 노치 필터를 적용하여 특정 주파수 대역을 차단하는 방법, PID 제어를 사용해서 속도를 조정해서 진동을 줄이는 방법 등이 있다.
공학이란 불안정한 끝부분에 안정성을 부여하는 작업이다. 캔틸레버 구조는 널리 사용되지만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불안정성이 있어서 이 불안정성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 결과가 101 빌딩 내의 무게추이고, 로봇 팔의 제어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