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의 춘제 공연, 기술과 연출 사이 어딘가
올해 CCTV 춘제 방송에서 유니트리 로봇이 선보인 장면은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의 현주소를 가늠하게 했다. 소년이 로봇이 들고 있는 봉을 뛰어넘는 순간,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소년이 충분히 높이 뛰지 못해 봉을 쳤지만, 로봇은 즉각 외부 충격을 감지하고 상쇄한 뒤 다시 자세를 바로잡았다. 이 짧은 장면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로봇 제어 기술의 핵심을 보여준 사례였다.(1 분 19초 경)
과거에도 이 로봇이 균형을 잡는 모습은 공개되었지만, 당시는 특정 시연을 위해 미리 프로그래밍된 동작일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이번 춘제 공연은 수 분간 이어지는 긴 프로그램이었고, 소년의 실수처럼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었다. 이는 로봇이 사전 계획된 시나리오가 아닌 실시간으로 외부 힘에 대응하는 능력을 갖추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마치 숙련된 무용수가 파트너의 움직임에 즉각 반응하듯, 로봇도 예상치 못한 물리적 접촉에 유연하게 대응한 것이다.
그러나 봉을 들고 봉술 하는 장면에서는 미묘한 한계도 드러났다. 여러 로봇이 동일한 자세와 속도로 움직였지만, 각 로봇이 든 봉의 진동 패턴은 제각각이었다. 정교한 제어라면 봉의 미세한 떨림까지 동기화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것은 로봇이 외부 힘에 반응하는 민감도에 일정한 문턱값이 설정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센터에 선 로봇이 들고 있는 봉의 진동은 유별나게 크게 나타났다. 물론 너무 작은 힘까지 모두 보정하려 들면 오히려 불필요하게 정말한 연산으로 인한 지연 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일정 수준 이하의 진동은 무시하도록 설계하는 것은 일반적이라서 봉의 진동은 무시한 것일 수 있다.
발판을 이용한 점프 장면은 약간 다른 관점으로 보였다. 발판이 스프링 방식이 아닌 유압식으로 보이는 만큼, 정교하게 타이밍과 힘을 조절할 수 있다. 이는 로봇이 지상에서 텀블링을 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생수병을 던져서 똑바로 세우는 것처럼 정확하게 던지는 기술이 더 중요한 요소로 발판이라는 보조 장치가 로봇이 정확하게 설 수 있도록 잘 던져 준 것일 가능성이 높다.
작년 춘제 공연에서는 일부 로봇이 박자가 맞지 않는 장면이 포착되었지만, 올해는 그런 문제가 눈에 띄지 않았다.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로봇의 프로세서와 운영체제가 실시간성을 크게 개선했을 가능성이고, 둘째는 제작진이 완벽한 장면만을 선별해 방송했을 가능성이다. 영상에서 방청객의 환호 소리가 들리지 않고 무대 변경도 많아서 사전 녹화일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방송으로는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어서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이 공연만으로는 로봇 기술이 얼마나 진보했는지 확신하기 어렵다. 기존 로봇의 소프트웨어 알고리즘만 개선해 이 정도 성능을 달성했을 수도 있고, 작년 춘제에 나온 로봇과 외관은 동일하지만 내부 액추에이터와 프로세서 등은 완전히 다른 제품일 수도 있다. 유니트리가 일반에 판매한 U1 모델을 구매한 연구기관이나 개발자들 중 아직 이 수준의 정교한 동작을 재현한 사례는 보이지 않고 있다. 과학계에서 논문이 제삼자에 의해 재현되어야 인정받듯, 상업화된 로봇도 독립적인 사용자들이 유사한 성과를 낼 때 비로소 이 로봇의 진정한 능력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춘제 무대가 최적의 조건에서 최고의 결과만을 선별해 보여준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범용 기술이 그 수준에 도달한 것인지 판단하기 이르다. 하지만 적어도 작년의 로봇에 비해서는 장족의 발전을 이룩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
테슬라의 옵티머스에 비해서는 훨씬 앞서있고, 보스턴 로보틱스의 아틀라스가 보여주던 외부 힘에 대한 대응 수준에는 매우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내구성에 대한 궁금함이 제일 큰데 내구성은 여러 분야에서 많이 사용되고 나서야 확인 될 듯 한다.
https://youtu.be/mUmlv814aJo?si=zfhggo4tWlalZKBS&t=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