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는 여정 7

내 감정(불편감) 알아주기

어제부터 마음이 내내 불편하다. 송곳으로 찔리고 상처가 아물지 않은 느낌이다.

괜찮은 척 의연해지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툭툭 불편감이 올라온다.

불편감을 해소해 보려고 책을 들여다보고 명상을 해보았지만 완전한 평화는 아직이다. 그래서 글로 내 감정을 정리해 보려 이렇게 노트북을 켜서 자판을 치고 있다.


아주 가깝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속 이야기를 나누는 자모가 있다. 그 자모와 아이들 이야기를 하다 의견이 달라 말이 나오게 되었다. 나는 과거와는 다르게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상대에게 표현을 해보았다. 그 자모는 상처받을 줄 알면서도 말했다고 한다. 상처 준 건 미안하지만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욱더 이야기해 준 거라 한다.


본심과 의도엔 어떤 악의도 없다는 건 나도 처음부터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그래서 수용은 했지만 그래도 불편감이 남아있다는 것이 지금 나의 숙제다.


처음엔 아이 이야기로 상처가 됐는데 서로의 평가를 주고받으며 감정이 섞어졌던 것 같다. 그래도 그 친구는 상처 준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사과를 해서 분노가 생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제삼자에게 평가당한 내 아이의 ‘모습과 타인들의 시선’ 자체는 계속해서 곱씹어 볼 문제로 남았다. 또한 자기 보기를 못한다는 나에 대한 평가도 꽤 끈질기게 내 정신줄에 붙어 기생하고 있다.


지인의 표현력이 다소 냉정했다 손 치더라도 나는 지금 감정적인 상처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자기 객관화가 잘 안 된다면 고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따라왔다. 맞다 아픈 조언이라도 나를 위해 약으로 써야 하는 것이 정답이다.


하지만 그전에 내 감정적 상처는 그럼 어떻게 하지? 내가 부족해서 들은 이야기니 상처받아도 싸다고 치부해야 할까? 줄곧 살아오면서 감정을 억누르는 게 생활화된 나로서는 이번에는 과거처럼 누르고 넘어가면 안 된다는 내면의 소리가 들렸다. 일단 나는 그 친구가 나를 싫어할까 봐 하는 걱정을 내려놓고 눈치 보지 않고 내가 느낀 바를 표현했다. 그래서 지금 남아있는 불편한 감정은 누구의 탓도 아니고 타인에게 위로를 받아야 성질의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냥 힘내라고 진실이 그렇다 하면 아이도 나도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면 되는 것이라고 위로와 격려를 해보기로 결정했다.


또 평화주의자라는 허울 좋은 핑곗거리로 다툼이나 갈등을 애써 피해왔던 나를 되돌아본다. 상대가 누구든 갈등이 생긴다면 나를 지키면서도 인간관계를 지속할 자신이 없어 불편한 관계를 억지로 참던지 조용히 인연을 끊는 방법으로 그동안 살아왔다.. 근데 이제는 한 가지 배우게 됐다. 다툼이란 것이 반드시 소모적이고 부정적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서로 다른 생각의 사람들끼리 살다 보면 갈등이 안 생기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인데 내가 지나치게 겁을 먹었던 것 같다.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할까 봐, 미움받을까 봐 왕따 당할까 봐 여러 가지 이유로 두려웠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편한 사람, 좋은 사람 소리를 듣곤 했는데 정작 현실의 나는 늘 나는 공허하고 외로웠었다.


이제는 내 감정도 돌보면서도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 같다. 더 깊은 관계와 더 나은 결과를 위한 갈등이라면 이제는 기꺼이 받아들이고 결투하자는 마음이 아닌 서로를 알아간다는 마음으로 대화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을 쓰며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면서 마음의 불편감이 조금씩 작아지고 있는 것 같다.

스트레스가 줄어드니 이번에는 약간의 자책감도 드는 것 같다. 설사 먼저 상처받았다고 너도 그러면서 내게 왜 그러니 하며 나눈 대화가 지금 생각하면 미숙하고 옹졸하다 못해 유치하기 짝이 없다 싶기도 하다. 단 몇 살이지만 그래도 언니로서의 언행이 부족하여 낯이 부끄러워졌다. 하. 지. 만 또 조금 그리했다 해도 어떠랴. 나도 완벽한 성인군자도 아니고 진짜 어른이 되고는 싶지만 아직은 미성숙한 인간인걸... 그럴 수 있다고 토닥거려 준다.


과거의 나 같으면 그런 유치한 인간으로 평가받기 싫어 짐짓 괜찮은 척, 상대가 날 싫어할까 봐 감정을 숨기고 쿨한 척하던 나의 가면을 벗으리라. 그것 또한 나를 찾는 여정이지 않을까... 어느덧 글을 쓰면서 내 맘속 혼란스러움과 불편감이 정리가 된 것 같다. 그리고 그 친구를 다시 보게 될 때 불편해하거나 어려워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괜찮다고 애써 합리화하지 않고 글쓰기를 통해 감정을 배설하고 길을 찾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이번 일이 나와 아이 모두에게 긍정적 성장이 되길 다시 한번 힘을 내어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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