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루어진다.'라는 말을 상당히 신뢰하는 사람이다.
놀랍게도 꿈꿨던 것들이 거의 다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기에 그 말을 더 믿는다.
"어떻게 그래?, 설마?, 그럴 리가?" 하면서 믿기지 않을 수도 있다.
비근한 예로 십 대 때 막연하게 '책 한 권 내고 싶다.'라는 꿈을 갖았었다.
그런데 최근에 전자책이지만 두 권이나 책을 출간했다.
누구보다 스스로가 믿기지 않는다. 그래도 사실이다.
꿈꿨던 꿈들이 거의 이뤄졌다고 했지만, 안타까운 건 움트는 싹을 수도 없이 싹둑 잘라버렸다.
이런저런 이유로 스스로 검열을 철저히 해서 되지도 않을 꿈을 꾸지도 않게 했다.
그래도 공기 중에 나의 간절함이 머무르고 있었던지 움트는 싹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좀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라도 하나 둘 이루어졌었다.
철없는 십 대도 아니고 이 나이에 움트는 싹을 자체 검열도 하지 않고 무모하게 발설하려 한다.
지난해 오래 기다리던 작가의 책을 읽었었다.
기대와는 달리 두꺼운 책을 읽는데 너무 두껍게 느껴지고 누구도 강요하지 않던 책을 마치 숙제라도 하듯이 겨우 읽어냈다. 한동안 나의 문제인가, 책의 문제인가 생각이 많았다.
그러다 며칠 전 내가 좋아하는 다른 작가의 책을 읽게 되었다.
너무나 명성이 자자한 책이라 진즉에 읽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처음 읽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거의 다 읽어가면서 같은 실에 근무하는 친구와 책 내용에 대해 생각을 나눠보기도 하며 즐겁게 책을 읽었다.
책을 다 읽은 후 막연하게 '와, 이렇게 멋진 소설을 한 권 쓰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해버렸다.
오십 대 중반, 이 나이에 이런 꿈을 꿔도 될까?
예전부터 질투니, 열등감이니 하는 단어들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시선을 갖았었다.
그것들은 뭔가를 하고자 하는 연료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막상 나는 그걸 연료 삼아 뭔가를 해낸 전적은 없다.
이제 와서 자체에너지가 많이 고갈되었었던지 질투니, 열등감이니 하는 것들이라도 땔감으로 써먹고 싶은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 경험도 없으면서 그 작품을 쓴 작가를 질투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작중인물들의 행동이면 행동, 심리면 심리 그 모든 것들을 그렇게까지 나노급으로 묘사하여 살아 숨 쉬게 할 수 있을까? 뿐만 아니라 진성과 가성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듯한 노래를 부르는 가수처럼 독자를 그렇게 홀릴 수 있을까? 너무 원색적이라고 할만한 소재들도 어떻게 그렇게 세련되게 표현할 수 있을까? 급이 다른 내가 감히 질투하거나 범접할 수 없다는 걸 너무 잘 알아버려서 열등감이란 단어가 생성이 되지 않는데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먼 나라 얘기 같은 그 멋진 작품과 유사한 작품을 쓰고 싶다.
어린 시절을 살아내고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변화무쌍한 심리변화를 보면서 그리고 그들과 함께 살아내는 나의 심리변화를 보면서 교본처럼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안내서가 될 수 있는 책을 한 권 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뿐만 아니라 결혼하여 육아를 하면서도 거의 비슷한 이유로 책을 쓰고 싶었었다.
그러다가 내가 해야 될 일을 다 한 후 나를 바라보면서 나를 여행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을 글로 옮기면서 치유의 시간을 갖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 결과가 에세이집 두 권이었다.
살면서 과정 과정마다 글을 쓰고 싶어 했던 그 마음으로 겁먹지 말고 그 마음이 작품이 되도록 시작해 보자.
무엇보다 마법처럼 꿈은 이루어졌다는 걸 잊지 말자.
김영미,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