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걸 할 수 있다는 건

취미 의미

by young long

취미가 생업이라면 어떨까?

다행히 취미가 무난하게 생업의 역할을 할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취미를 직업으로 생활하는데 그다지 시원치 않다면 그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래 간혹 취미는 그냥 취미라야 온전히 즐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살면서 마치 계단을 오르듯 그냥 살다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르고 사는 경우도 많다.

성장과정에서 생활인으로서 살기 위해 직업이 필요하기에 어떤 직업을 갖을까를 고심하고 그 방향을 향해서 노력하고 사느라고 정작 뭘 좋아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검사나 경험 그리고 그걸 찾기 위한 노력등을 해본 경험이 그다지 없이 살았다.


그러나 막연히 무언가가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종종 있었다.

피아노가 배우고 싶었고 그래도 살면서 책 한 권은 써보고 싶었으며 그림은 어려서 만화를 따라 그리다가 잘 그린다는 칭찬과 동네에서 같이 놀던 언니들이 그려달라고 해서 몇 번 그려줬던 기억이 있었고 막연히 책 한 권 쓰고 싶다는 마음처럼 감동적인 노래 한 곡 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속으로만 품고 살았던 동경하는 것들이 있었다.


아이들을 기르다가 우연히 그림 그리는 동아리에 가입하게 되었고 날마다 몇 시간씩 그림을 그리러 다니는 경험을 했었다. 아낌없이 주는 선생님을 만나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하나하나 배우게 되었으며 뜻을 함께한 회원들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림을 그리던 때가 있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게 그림 그리는 거라는 걸 스스로 깨닫게 되었었다.

함께 작업하고 함께 전시회도 정기적으로 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갖았었다. 적지 않은 시간을.


그런 시간들을 뒤로하고 아이들의 학업을 위해 그곳을 떠나 대도시로 이사를 하고 그 좋아하는 그림 그리는 걸 멈추게 되었다. 아주 멈춘 건 아니고 또 주변에서 소소하게 기회를 갖기 위한 노력을 했었지만 계속 유지되지 못했다.


그러다 좋아하는 예능을 시청하다 그림 그리는 걸 보면서 거의 15년 만에 그림을 하나 그렸다.

정확히 말하자면 몇 년 전에 큰언니 회갑 기념으로 꽃 한 송이를 그려서 선물한 적이 있기는 하다.

인물화를 그린 기억이 거의 없는데 지난주에 처음으로 내 모습을 그려보았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린 인물화가 나름 감동적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용기를 내보았다.


찬찬히 생각해 보면 좋아하는 일을 하나 찾기도 쉽지 않은데 그래도 온통 내게 내 시간이 주워졌을 때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생각에 약간의 안도하는 마음이 생길 정도의 취미가 있다.

그림 그리는 일, 이렇게 글을 쓰는 일, 몽글거리는 텃밭 가꾸는 일들이 있다.


레일 위의 기차처럼 멈추면 안 될 것처럼 계속 달리고 달리던 시간이 어느 정도 일단락 되자 밀려오는 공허함에 감당이 안되었던 시간들이 있었다.

쉽게 말해서 아이 셋 대학을 보내고 나자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하는 생각이 형언하기 힘들 정도의 큰 크기로 나를 덮쳤다.

한동안 방법을 찾지 못했으며 '이렇게 편해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도 함께 나를 휘감아서 방향을 잃은 내비게이션처럼 방황의 시간이 있었다.

혼돈의 시간이 나고 이렇게 평온한 시간이 다가오면서 내가 좋아하는 게 뭐였나를 생각할 수 있는 여력도 생기고 그 누구도 아닌 내게 데이트를 신청하는 시간들을 갖고 있다.

무의식적으로 스스로에게 늘 채찍을 가했던 긴긴 시간들을 뒤로하고 이제는 내게도 부드럽고 따뜻하며 친절한 손을 내미는 시간들을 갖으려 한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요즘의 나의 화두는 '의미 있는 삶'이다.

한평생 살면서 정녕 난 무얼 하면서 살았나?

막연히 생활에 도움이 되는 창의력을 발휘한 창작품을 만들고 싶었던 적이 아련하게 생각났다.

그러다가 스스로 '어렵겠지?!' 하는 빠른 현실자각이 있었고 그 후로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하게 하는 창작품을 만드는 건 가능할까? 하는 스스로를 분석하는 시간들이 있었다.

그래도 남은 여생을 '의미 있는 삶'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다 보면 그 해답을 찾는 날이 올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좋아하는 걸 하면서 천천히 여유를 갖고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해답을 찾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