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

삶, 죽음

by young long

죽음, 영원한 멈춤인가? 새로운 추억을 생산할 수 없는 서고에 꽂힌 책인가? 전투의 결과물인 현실이다. 사는 과정은 단순하다. 그러나 살아내는 당사자는 치열하다. 손안에 잡히는 것도 없고 정확한 목적의식도 잃고서도 달리는 경주마처럼 맹목적으로 달린다. 한참 달리다가 정신을 차리면 긁힌 영혼과 황폐화된 육신만이 '나'라는 이름으로 덩그러니 서있다.


그때부터 죽음의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게 된다. 오갈 데 없는 영혼은 치열할 동력까지 잃어버린다. 영혼 못지않게 늙어버린 몸속의 유익균들은 하나하나 세균들에게 잠식당하고 세균들의 왕국이 된 육신은 하나하나 멈춰버린다.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전사한다. 이게 죽음이다.


부질없는 많은 것들은 노화의 강에 빠져 죽을 것이 뻔한데 나 아닌 누군가와 마주하면 고개를 쳐든다. 오해, 갈등, 시기, 질투 그 과정에 발생하는 스트레스 그리고 번뇌! 이 모든 것과 등 돌리면 고독사하고 마주 보면 또다시 일렁인다. 속도의 차이뿐, 저 끝엔 번들거리는 죽음만이 마주 서 있다.


낑낑대며 겨우겨우 발을 옮긴다. 육신의 균열을 느끼면서 또다시 밝아오는 아침 앞에 대문을 박차고 씩씩한 척 세상 속으로 뛰어든다. 이것의 반복이 삶이고 인생인 건가? 철없이 늙지도 않고 여전한 인정욕구는 죽기 살기로 열심히 하는 몹쓸 불치병이다. 부질없음을 누누이 경험했으면서 뭘 또 확인하려 드는지 스스로가 애처롭다.


유한한 내 삶의 신선한 이유를 찾고 싶다. 부질없음을 알면서 반복하고 싶지 않다. 내가 순수하게 기뻐하는 것, 그것을 찾고 싶다. 그것을 위해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