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시간

코로나, 생명

by young long

감당할 만큼의 고통을 준다는 말은 고통을 이겨낼 수 있을 거라는 다른 말일 거다.

눈을 감으면 울퉁불퉁한 진갈색 암벽 같은 게 보인다.

계속 감고 있으면 영원히 눈을 뜰 수 없을 수도 있을 거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몰려온다.

눈을 떴다. 아직은 그대로다.

다시 눈을 감고 연한 평화를 느끼며 이대로가 끝이라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픔이 지속된 후의 무통의 시간을 누리는 중이다.


어릴 적 운동회 땐 무작정 빨리 뛰기도 했었고 허들을 넘는 경주도 했었다.

그때는 뭘 해도 신나고 재밌었다. 그래서 맑았다.

무작정 뛰기 허들 넘기 알고 보니 인생이 그것의 반복이었다.

지나고 보면 모든 게 감당할만했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고통의 한가운데에서는 산을 넘고 겨우 한숨 돌리는 중에 더 높은 산을 바라보며 전의를 상실한다.

고통이 클수록 한숨의 깊이는 더욱 깊다.


내가 맘에 든다. 나라면 할 수 있다. 내가 나라서 좋다.

긴 시간 스스로를 다독이며 달렸다.

세월 속에서 싫어했던걸 좋아하고 있는 스스로를 낯설어하면서 익숙한 척도 했었다.

질병 앞에 정신 못 차리는 나를 보며 또다시 뭐라고 해야 될지 모르겠다.

거울 속의 낯빛은 백 년 넘게 서고 깊숙이 눌려있던 누우런 종이색 같다.

고통의 시간 속에서 아무것도 아닌 나를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