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서 묻는 건가, 어떻게 할 건지 고민 중이라는 건가

나, 신념, 가치관

by young long

'누구냐고 묻는다. 내게' 내가 쓴 첫 책이다. 나는 없고 온통 자식만을 위한 시간을 한 삼십 년 살고 자식들이 자립을 위한 분가를 한 후 덩그러니 남게 된 후의 시간을 보내면서 나를 마주하게 되면서 낯가림하는 와중에 썼다. 그 후 많은 시간이 지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같은 질문을 한다. 그땐 알려고 하는 마음과 약간의 낯가림이었다. 지금은 '아직도 널 모르니? 알잖아?' 그러면서 이제는 그냥 너를 사랑해 주렴 , 무조건 너를 포근하게 안아줘! 이런 부탁을 한다.


소신, 가치관. 이런 건 어느 정도의 여유가 수반되었을 때 생각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닐까 싶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땐 그걸 끄기 바쁘다. 그런데 발등에 불도 그 당시엔 묘하게 소신이나 가치관이 믹서 되면서 더 활활 타오르고 나름의 정의감으로 그 불을 수습하려 든다.


그 불의 한가운데에 서서도 그 시간은 지나갈 것이라는 것도 예측하고 거기에 시간이 지난 후에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거란 생각도 한다. 그러면서도 내가 누군지 할 수 있는 건 제대로 하는 사람이란 걸 보여준다. 그 시간만큼은 내게 돌아올 손익은 생각하지 않는다.


소신과 가치관을 위해 정의감이 강하게 꿈틀거렸으나 일장춘몽이 되고 말았다. 장렬히 전사한 병사처럼 아쉬움만 남기고 그 모든 것이 꺾기고 말았다. 거울 속에 난 힘들었지만 멋짐을 장착한 그대로의 내 모습이 살아 있다.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했다.


나의 전투력은 그 업무의 목적성을 정확히 파악했고 같은 일을 하는 후배들은 같은 마음고생을 하지 않게 하기 위한 명분이 확실했다.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가닥이 나길 바랐다. 애매하게 계속 분쟁의 씨앗이 되길 원치 않았다. 뜨거운 감자였던 터라 누구도 가까이하지 않았다.


나야 95%를 하는데 5% 그걸 더 못할 이유도 없고 남은 2년 그 5% 때문에 그렇게까지 피 흘릴 이유는 없었다. 삼자의 시선에선 95% 하는 거 업무의 연속성상 5%도 해야 된다가 주장이었다. 네 일인데 최소한 시늉이라도 해라가 내 주장이었으나 결국 독하게 시작부터 하지 말아야 할 걸 해버린 내가 내 발등을 찍은 꼴이 되었다.


하루아침에 95%가 된 건 아니었다.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더 큰 소음이 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양보한 것이었다. 그러나 5%는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생각에서 강하게 방어를 한 것이었다. 그런데 많은 양보와 융통성의 결과물이 95%였는데 5%를 방어하는 것만 보인다는 듯이 융통성이 없이 곧다고 표현을 했다. 빠르고 정확하며 누구도 따라 할 수 없이 탁월한 업무능력을 갖았단다. 그런데 융통성이 없단다.


뇌와 심장이 반응하기 전에 위가 반응을 했다. 쓴 물이 식도를 타고 위로 역류했다. 전쟁은 완패로 끝났다.


어느 조직이나 조직의 장은 확실히 능력이 있어야 한다. 노래를 불러도 자신감이 있어야 상대를 감동시킨다. 조직의 장도 아집이 아닌 정확한 업무분석능력을 갖춰서 자신감 있는 업무분장을 할 때 조직원들 간의 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 답을 정해 놓고 한 방향으로 몰아가면 다 그 바닥이 읽힌다.


많은 아픔 끝에 다양한 마음공부를 했다. 공부할 때 제대로 공부를 해야 된다는 것, 특히 국어를 잘해야 정확한 분석 능력이 생기고 애꿎은 희생양을 만들일이 없어진다는 것을 체감했다. 그리고 여전히 인간들에게는 내적 품격이 존재하고 그걸 알아보는 건 전쟁통에 영웅도 생기듯이 혼란한 틈에 간신 무례배도 자발적으로 드러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용감한 영미 씨를 한판 심하게 찍었다. 아직 살아있음을 확인하였으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이 오래된 육신이 버틸만하진 않았다. 육신만이 그 그림자의 전부가 아니다. 스스로 극복해야 할 무언가가 많이 남아있다. 변함없이 또 굽히지 않고 목소리를 낼 사람이다. 절대 똥고집이 아니고 모름지기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경의를 표하는 정도는 하고 살아야 한다는 소신은 변함없다. 제대로 용기 있고 살아 있는 나를 격려하고 싶다.


이제 내게 물음표를 찍지 말자, 한껏 격려하고 다독이며 녹아버릴 것만 같은 내게 다시 일어날 힘을 주자. 지금은 적어도 나를 응원할 타임이다. 아직도 남아있는 선택이 부디 지혜롭고 앞날의 행복을 위한 선택이길 바라본다. 부디 내게 지혜와 기운을 모아주길 바란다. 공기 중 어딘가에 저금해놓은 그 무언가가 힘을 보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