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YLK Film GOLD 디브리프 (2)
2026 YLK Film GOLD 디브리프 (
드디어 파이널리스트가 공개됐다. 필름부문은 딱 두 작품만 올랐는데 역시나, 우리 스튜디오좋 팀원의 작품이었다. 처음부터 사내경쟁이 제일 빡셀거라 생각은 했지만, 역시는 역시다. 우리 안과는 전혀 다른, 직관적이고 이해가 쉬운 NGO필름 구조였다. 두 눈으로 목도하니 명확해졌다 -
'정말 결과를 알 수 없겠구나. 우리가 좀 모험을 했나?'
그런데 어찌할까, 이미 제출한 걸 다시 돌린다한들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까?
돌이켜봐도 당시의 최선으로 처음 머릿속 안보다도 결과물은 그 이상을 뽑아냈다. 그러니 아쉽고 헛헛하더라도 지금의 마음정리와 훗날의 생산성을 위해 기록을 벗삼아 잘 토닥여보자란 생각만 들었다.
장미빛 미래를 너무 혼자서 그렸나보다. 이래서 하나만을 바라보는 골수의 삶은 힘들다. 함께 믿고 따라와준 재현님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 순간 또한 어느날 꼭 빛을 보길 고대한다. 그래 다시금 하나씩 적어보는거야.
만약 탄소풍선이 가득차서 방이 덥고 불편해진다면?
풍선이 터질수도 있고 이게 불을 일으키는 위험이라면?
근데 아포코는 그 탄소풍선을 모두 수거해주는 공간 관리자라면?
알고보니 한 공간 뿐만 아니라 여러 공간을 관리하는 글로벌 조직이라면?
해당 하이컨셉은 브리프의 분석과 인사이트에서 시작됐다. 주타켓은 잠재적 기부자와 파트너. 그리고 부타켓은 대한민국 국민.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현대인이라는 것. 그리고 현대인의 생활엔 에너지 소비가 필수다. 에너지 소비는 곧 탄소배출을 의미한다. 전력, 온수사용, 배달, 교통수단 모든게 다 탄소배출과 연결된다. 그러나 이런 행동 하나하나엔 환경파괴란 악의가 없다. 그저 단순히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탄소배출의 주범일뿐이다. 그래서 올해는 아포코 이미지를 '나무'에서 '탄소관리자'로 설정했다. 솔직히 스스로 '아포코 = 나무'를 3년연속 사용한다는 건 내 입장에선 고민도 안한 답습의 게으름이자 크리에이티브 직무유기로 생각했다.
(이미 2년간 3개 필름의 테마가 나무였으니 새로운 이미지가 메리트가 있지 않겠냐는 전략이기도 했다.)
이미지 헤게모니 이동에 불을 지핀 건, 까다로운 올해 브리프 이니셔티브가 한몫하기도 했다. 아포코의 사업 중 최소한 2개 이상을 보여주는, 딱딱한 관료주의가 아닌, 인간적인 아포코의 이미지르 보여주는 필름, 근데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고 능동적이고 체계적으로 행동하는 브랜드. 어우 아주 요구사항이 많고 까다로웠다.
그래서 더욱 필름의 시각적 비쥬얼라이즈에 효과적인 트리트가 필요했다.
우리 안이 풍선으로 시작하지만 끝맺음은 아포코로 끝나는 브랜드 필름이란 점에서, 마지막 샷을 위해 로케이션은 복도식 아파트여야만 된단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브랜드 솔루션 샷은 방밖 아파트 복도에서 형형색색의 풍선을 한껏 들고 회수해가는 아포코보이의 이미지가 강하게 박혔다. 이를 위해 안의 구조 및 라이트한 합의가 잡히자마자 바로 로케이션부터 서칭했다 - 다 좋은데, 결국 실현을 못시키면 안되니까 말이다.
결론적으로 정말 다행히 하루만에 로케이션 서칭 및 헌팅이 되었다. 4번째 컨택만에 성사되었는데 3번째 헌팅이 불발될 때 해당 실장님으로부터 '로케이션 뱅크' 카페에서 찾아보란 조언을 듣고 가입해 확인한 결과 바로 최적의 장소를 발견한 것이다.
가양동 강변아파트 로케는 실내 이미지도 무척이나 좋았지만, 헌팅을 가보니 더 마음에 쏙 드는 최고의 장소였다. 복도에서 보이는 광활한 한강뷰, 무엇보다 건너편 아파트의 복도가 훤히 보이는 구조는 촬영에 최적화된 로케였다. 유레카! 동시에 나의 로망이 시작됐다.
처음볼 땐 모르겠지만, 모든 장면 하나하나에 메타포를 설계하자
마지막 카피를 보면 단번에 다시 보이도록 구조와 연출을 설계하는 거지
우리들의 가장 일상적인 행동부터 소분해봤다. 전기사용과 온수사용, 에너지 사용을 대표하면서 가장 일상적인 모먼트는 무엇인가 쭉 나열한 다음 누구에게나 일상적이라 쉽게 시각적으로 받아들일 것 같은 순으로 정리했다. 그 결과 아래와 같이 정리되었다.
전기사용 ~ 전동칫솔/냉장고/청소기/TV/전기밥솥/노트북
온수사용 ~ 샤워/설거지/컵라면
간접적인 에너지 사용 ~ 배달음식
자 그럼 이젠 장면에 맛있게 담을 차례이다. 해당 행동마다 풍선이 하나씩 추가되면 호기심과 의미가 충족될 것인데, 어떻게 추가시키지?란 의문에 먼저 떠오른건 말 그대로 '떠오르는 것'이었다. 그러면 헬륨가스가 필요하겠네! 바로 로켓배송으로 주문.(촉박한 일정에 아이디어와 준비는 바로바로 필요했다) 그리고 풍선도 균일 크기도 균일하지 않게끔, 행동마다 다른 배출량을 표현하기 위해 풀장공부터 대형풍선까지 배치가 필요했다. (바로 주문) 또한 이미지레퍼를 찾다보니 풍선의 원색의 밝은 색과 메탈릭한 색의 배합이 키치함과 동시에 의뭉스런 쎄함 전달에 효과적임을 발견하고 바로 주문했다.
이번 대회에 앞서 나는 그 어떤 팀보다 작품 속 의상만큼은 우리가 최고를 먹어주자 라는 야망이 있었다.
해서 의상으로 비쥬얼적 임팩트를 주면 좋겠단 생각을 가지고 임했다. (지난 작들을 보니 아직까지 어떤 필름도 의상으로 먹어주지 못해보였다.) 그래서 대회 전부터 식견도 넓힐 겸 심심풀이겸 의상샵을 돌아다녔다.
그 중 단연코 최고는 '벨앤누보'였다. 작자는 빈티지샵을 꽤나 좋아해 이곳저곳 다녀봤는데, 벨앤누보는 여태껏 컨셉과 희소성, 장르성 모두 유니크 원탑으로 좋은 곳이었다. (괜히 셀럽 의상실장님들이 애용하는 게 아니다.)
그리고 벨앤누보는 결정적으로 우리 안의 차별점을 완성시켜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