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스튜디오좋의 적극적 탐색 콘텐츠, 미원
2. <내서사에서조차 나는> 분석
3. <어느 날 슈퍼콘이 이마에 돋은 소녀> 분석
4. 시각 & 청각의 활용, 그리고 상징성
5. 광고콘텐츠 시리즈, 그리고 WHAT IF?
6. 제품, 그 이상의 의미를 좇는 스좋
한 걸음 뒤에 항상, 내가 있었는데 그대.
처음 이 문구가 미원의 광고음악으로 나왔을 때, 이처럼 미원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노래가 있을까 싶었다. 언제나 주재료들 뒤에서 남몰래 '감칠맛'을 내고 있었던 미원, 그는 언제나 주인공 뒤에 존재하는 '서브캐릭터'였다.
<내서사에서조차 나는> 의 미원광고는 '광고계의 센세이션'이었다. 김지석 배우의 열연과 B급 감성(a.k.a. 병맛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스토리에 시청자들은 '관객'이 되었고 또한 '팬'이 되었다. 우리가 흔히 드라마에서 보던 서브남주의 클리셰에 미원은 너무나도 적합했고, <또오해영>과 같은 드라마 장르에서 서브남주로 각인된 김지석 배우도 매우 적합한 '재질'이었다. 점점 광고의 입지가 사라져 가는 요즘, 광고는 이제 누군가에게 보이는 '수동적 소비 콘텐츠'에서 벗어나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탐색하여 시청하는 '적극적 탐색 콘텐츠'가 돼야 하는데 미원광고는 대표적인 적극적 탐색 콘텐츠에 해당한다.
탁월한 제품의 의인화와 장르의 차용
많은 사람들은 미원 제품을 판매하는 대상 기업에 집중했지만, 사실 이러한 '탁월한 제품 의인화'에 도가 튼 프로덕션이 조명 뒤에 있었다. 바로 <스튜디오좋> 이다. 스튜디오좋(이하 스좋)은 이미 빙그레 제품 각각에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올법한 캐릭터 서사를 부여한 빙그레광고로 유명한 광고 프로덕션이다. 처음 필자가 이 광고를 접했을 때, 애니메이션 장르의 광고에 친숙하지 않았기에 거부감이 들었지만 애니메이션의 탈을 쓴 '뮤지컬' 장르에 젖어 결국 광고가 아닌 <그리스 로마신화 뮤지컬>을 한 편 본 것 같은 경험을 했다. 이외에도 삼양라면과 불닭볶음면의 광고도 뮤지컬과 애니메이션 장르를 차용하여 효과적인 세계관 부여에 성공한 사례이다.
이처럼 스좋은 제품을 의인화시켜 성격에 걸맞은 서사를 부여하고 이내 상징성까지 갖추게 만드는 능력이 존재한다. 그런 능력이 집대성된 작품으로 필자는 <내서사에조차 나는>의 미원광고와 <어느 날 슈퍼콘이 머리에 돋은 소녀>의 슈퍼콘 광고를 소개하고자 한다.
# [서브남주 캐릭터 서사]의 차용과 기업역사로 상징되는 [언제나 우리 곁의 주인공]
<내서사에서조차 나는> : 미원 광고
언제나 자신은 '맛'만 내고 주인공 뒤 '병풍' 신세가 되는 서느남주 캐릭터로 미원이 소개되고 여주에게 무시받는 연출을 통해 인정받지 못하는 미원의 서브 캐릭터성을 강조한다. 미원의 소외된 위치가 코믹하게 전달되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지만 엔딩 시퀀스에서 아련한 영화적 연출을 통해 미원을 '자기희생적 서브남주'로 표현해 관객들에게 정서적 울림을 일으킨다. 가상의 스토리에서 '현실 속 스토리'로 돌아오며 우리 곁에 수십년 간 서브남주로 존재해온 미원의 브랜드성을 각인시킨다. # [웹드라마 장르]의 차용과 슈퍼콘으로 상징되는 [컴플렉스의 보편성]
<어느 날 이마에 슈퍼콘이 돋은 소녀> : 슈퍼콘 광고
'어느날 ~가 들어왔다'란 웹소설적 장치를 차용하여 신선한 컨셉으로 관객의 주의를 집중시킨다. 전형적인 웹드의 로코 남주에 '2D'를 끼얹으며 관객에게 얼척없지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남과는 다르단 이유로 차별을 받던 여주는 '슈퍼콘 기사'를 만나며 성장을 하게 되고 어른이 된 소녀는 슈퍼콘 기사를 재회하며 세상을 다시금 바라보게 된다. 병맛이 느껴지는 B급 설정에 진중한 드라마적 영상 구성이 슈퍼콘에 '제품' 그 이상의 상징을 부여한다. 그렇게 슈퍼콘은 관객들에게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기만의 '콤플렉스'이자 '자기존중'로 치환된다. # 신선한 시각적 컨셉, 효과적인 청각적 자극, 그리고 감동의 상징성 부여
<내서사에서조차 나는>과 <어느 날 이마에 슈퍼콘이 돋은 소녀>는 스좋이 얼마나 관객들의 정서적 변화에 능한 스토리텔러인지 보여준다. 어디서 본 적 없는 시각적 컨셉과 무의식적으로 파고드는 청각적 자극을 통해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뒤, B급 감성이 곁들여진 클리셰 스토리를 통해 오픈마인드를 유도한다. 그리고 엔딩시퀀스에서 제품에 정서적 울림을 주는 '상징'을 부여하며 관객들은 영상 속 스토리에 몰입과 공감을 통해 욕구를 학습하는 공동창조효과를 경험하게 된다. 비로소 관객들은 제품의 소비자이자 스좋의 팬슈머가 되는 것이다.
# '광고콘텐츠 시리즈'의 성공을 보여주는 스좋, 하지만 WHAT IF?
<바람, 바람, 맛바람> : 미원 광고2
최근 공개된 맛바람 미원광고도 화제가 되며 광고콘텐츠 시리즈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1편이 자기희생적 서브남주였다면 2편은 제대로 '흑화'한 바람둥이 나쁜남자 캐릭터이다. <바람, 바람, 맛바람> 속 미원은 불륜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질의 주인공으로서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제품의 성질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내서사에서조차 나는>과 달리, <맛바람> 편은 관객의 감정을 건드리는 정서적 호소력이 약하게 느껴졌다. 자기희생적 서브남주 미원에게 관객들이 동정과 공감을 주로 느꼈다면, 바람둥이 나쁜남자 매력을 가진 미원에게 동경과 욕망을 느껴야 되지만 영상 속 미원의 비주얼은 충분히 매력적이지 못하다.
그렇기에 필자는 오히려 좀 더 진중한 치정극의 재질을 가져와 끊어도 끊을 수 없고, 늘 '흘리고' 다니는 마력의 캐릭터성을 미원에 부여한다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 캐치프레이즈에 집중하여 아예 '부부의 세계'와 같은 딥한 재질을 가져오거나 혹은 '세상에서 자기만 잘생긴 걸 모르는 만화 속 청춘남주'의 캐릭터성을 착안해 '피리 부는 소년'과 같은 고전동화과 접목시키는 이야기를 만든다면 더욱 관객들의 몰입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또한 마지막 비둘기에게 매력을 어필하는 부분을 좀 더 관객의 오픈마인드와 공동창조효과를 고려한다면 반려동물과 치환시켜 허구 속 이야기를 현실 속 이야기로 좀 더 끌어들여 광고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제품 그 이상의 의미를 찾는 스튜디오좋
<메로나는 메로나 그 이상이다> : 메로나
메로나 제품이 가진 의미 그 이상에 초점을 둔 스좋 스좋의 스토리텔링은 제품의 의미 그 이상을 찾아내는데 능하다. 제품에 담긴 스토리를 발굴하고 거기에 맞는 효과적인 장르적 재질을 찾아 자신들만의 그림체로 광고를 그려낸다. 그렇기에 전혀 뻔하지 않은 광고 그 이상의 콘텐츠로서 관객들에게 인식되고 소비된다.
이경규는 "개그맨은 웃기는 사람이지, 우스운 사람이 되어선 안된다."라는 격언을 남긴 적이 있다. 이처럼 필자는 영상문학이나 광고 또한 장르나 재질이 코미디일지언정 메세지는 가볍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스토리와 상징을 통해 관객들에게 재미와 감동의 정서적 변화를 부여하는 스좋의 광고들이 좋은 예시라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자신들만의 탁월한 스토리텔링으로 광고 이상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튜디오좋의 발전이 더더욱 기대가 된다.
참고 레퍼런스
- 스토리노믹스 (로버트 맥키 & 토머스 제라스, 민음사)
- 스토리의 과학 (킨드라홀, 윌북)
- 내서사에서조차 나는 (대원, 유튜브)
- 바람, 바람, 맛바람 (대원, 유튜브)
- 어느날 슈퍼콘이 이마에 돋은 소녀 (빙그레컴퍼니, 유튜브)
- 메로나는 메로나 이상이다 (빙그레컴퍼니,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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