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궁무진화 Apr 30. 2024

몰입과 상상력,
연기연출로 탄생한 캐릭터성

<빙그레메2커를 위하여> 조감독 연출노트

빙그레메2커는 여러 방면에서 많은 분들의 노력이 들어갔다.


광고주와 AE, 제작팀, 아트팀부터 연출팀 편집팀 그리고 외부 협력사까지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광고 캠페인이자 브랜디 애니필름 시리즈이다. 현재 유튜브는 물론 웨이브와 라프텔 등 OTT에도 업로드되는 등 꽤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는 걸 보며 고생한 날들이 보람차게 느껴진다.


돌이켜보면 빙그레메2커는 광고를 넘어 브랜디드 시리즈로서 콘텐츠의 매력이 중요한 프로젝트였다.

특히 빙그레우스와 황녀의 회귀를 넘어선 애틋한 사랑서사는 꽤나 감정선이 세밀하고 깊게, 무엇보다 영리하게 묘사돼야 했다. 그래서 이번 작 캐릭터들의 감정표현과 모션에 큰 심열을 기울였고 <연기연출>이 주요한 연출법으로 사용됐다. 그리고 연기연출은 선행된 심도 깊은 <스토리보드 시각적 분석>을 통해 진행될 수 있었다.

스토리보드 개별 컷에 대한 시각적분석 체크리스트

- 이 컷은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 존재하는가?
- 이 컷에서 시청자는 어떤 감정을 느끼길 원하는가?
- 이 컷 속 인물들은 어떤 상황에 처해있고 무슨 감정 상태인가?
- 이들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카메라웍과 앵글은 무엇인가?


직접 캐릭터가 되어 놀아보는 것 : 그 속에서 감정과 모션 읽어내기


연기연출의 목적은 명확했다. 바로 캐릭터의 컷 속 올바른 감정 부여와 모션 설계였다.

정지된 콘티 이미지 속 캐릭터의 감정선, 표정, 모션을 생동감있게 영상화시켜 작업자분들께 컷에 대한 빠른 이해와 동화 및 애니에 대한 가이드, 의도된 연출적 포인트의 효과적인 전달을 목적으로 위해 직접 컷마다 연기연출을 촬영하였다. 앞뒤 컷의 훅업, 컨티뉴이티를 미리 재고하고 연결하는 작업이 되었고 '실사프리비즈'로서  애니메이터분들께 콘티이미지와 텍스트, 레퍼런스 영상과 함께 전달되었다.


다행히도 연기연출로 완성된 실사프리비즈는 여러 스텝분들과의 커뮤케이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였다. 다양한 레벨에 포진된 스텝들과 빠르게 연출의도를 동기화할 수 있었고, 한번 1차 영상화된 모션을 그들이 디벨롭시켜 더 풍성한 모션과 세밀화된 감정으로 구성된 컷을 을 수 있었다.

  

그 결과 빙그레메2커는 시청자가 몰입가능한, 개연성 있는 감점을 가진 생생한 캐릭터와 컷으로 구성되었다고 생각한다. 연기연출로 캐릭터에 숨결을 불어넣는 작업은 콘텐츠 메이커가 직접 캐릭터로 놀아보는 시간이자 몰입 후 스토리 맥락 속 감정들을 발굴하는 과정이었다.

즉 제작자첫번째 관객이 되어 캐릭터에 소구력 있는 감수성을 부여하는 이었다.


다양한 프리비즈 툴 활용 가능성 : Cine tracer를 활용한 카메라웍 전달


이외에도 실사프리비즈 영상을 만들며 다양한 카메라웍을 추가하는 등 영상적 퀄리티를 높이는 노력을 기울일 수 있었다. 3D 애니의 경우 자유도 높은 카메라웍의 방향을 살려 스토리의 랠러번스와 적합한 카메라웍을 접목시켜 극의 몰입을 높이는 다양한 연출적 선택이 가능했다. 이를 위해 시네트레이서(cinetracer)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캐릭터 외 카메라웍, 앵글, 구도 등 다방면의 연출적 포인트를 전달하였다. 추후 언리얼엔진5의 활용가능성도 기대되는 툴이었다.(실제로 cine tracer2는 언리얼5 엔진 기반으로 제작중이다) 향후 메타휴먼을 통해 가상의 세트장에서 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겠단 기대가 되었다. 이번 작업을 통해 평소 다양한 카메라웍 연출 아카이빙이 중요함을 체득할 수 있었고 이를 위해 3D 애니작품, 뮤직비디오 등에서 영감을 쌓기가 중요함을 재고할 수 있었다.


정리해보자면 연기연출은 직접 캐릭터가 되어보는 작업이다. 감정선, 모션,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담아내는 카메라웍까지 고려하여 프리비즈 영상을 만드는 프리프로덕션이자 정교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인 것이다. 깊숙히 작품과 캐릭터에 몰입하는 과정으로서 '숙성시키는 시간이 길수록 고품질의 작품이 된다'는 본질은 변함이 없다. 숙성된 프리프로덕션이 스텝들에게 효과적인 연출의도 전달과 더불어 2차 디벨롭을 유발한다는 점은 매우 유의미했다.

이후 단계별로 모션-라이팅-색감-FX 디벨롭이 진행되는 것을 통해 아예 추후 정보들을 프리비즈 영상에 담아 전달할 수 있다면 더욱 디벨롭된 1차본을 받을 수 있겠단 생각들었다. 앞으론 좀 더 공을 들여 모션과 감정, 카메라웍 외 추가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프리비즈에 밀도를 높이고자 한다.


결국 연출의 핵심은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 스텝들과 효율적인 소통을 위해 실사프리비즈를 만들어 다양한 툴과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과정은 매우 값지고 효과적이었다. 인간 개인의 솔직하고도 다양한 감정을 발굴하고 이를 캐릭터로서 구사해보며, 여러 방면에서 느낄 수 있는 감수성 획득이 앞으로 더 생생하고 몰입가능한 좋은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필요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캐릭터의 want과 need에 더불어 맥락에 부합한 세세한 감수성 부여는 스토리텔링 속 인물에 필수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감수성을 부여하기 위해선 수많은 상황 속 우리 인간이 느끼는 세세한 감정을 읽어내는 감수성 획득이 필수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 평소 시, 영화, 드라마, 시리즈, 광고 등 여러 계층의 인물이 다방면의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캐치한 스토리들을 많이 섭렵하고 또한 직접 감정들을 글과 언어, 표정, 그리고 영상학적으로 표출해내는 표현연습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체감했다.


하지만 시청자 감수성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아쉬움이 짙은 프로젝트기도 하다.

연출적, 퀄리티적 측면과 별개로 시청자 감수성 리스크에서 큰 취약점을 남겨 프로젝트가 크게 흔들린 것도 사실이다. 이는 애니필름은 물론 브랜드필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제 3의 요소로 인지되며 앞으로 프로젝트 매니징에 있어 수시로 체크해야할 이정표가 되었다. 어떤 빌미도 제공하지 않도록 컷 수급 및 관리가 앞으로 큰 숙제일 것이다.

연기연출을 통한 캐릭터 몰입/설계 체크리스트

- 캐릭터에 숨결을 불어넣는 작업 인지하기
- 애니메이션이란 그림에 인간이 공감할 감정과 모션을 불어넣기
- 캐릭터에 생동감과 감정의 개연성을 넣어 시청자의 몰입 극대화하기
- 정교하고도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기
- 평소 다양한 감정과 여러 계층이 여러 방면에서 느낄 감수성 캐치하기
- 만약 내가 그 캐릭터라면 지금 어떤 생각과 감정일까? 염두하기
- 무엇을 전달하기 위한 컷인가? 그리고 인물은 어떤 감정과 상황일까? 맥락과 심리 파악하기
- 수시로 & 마지막까지 시청자 감수성 리스크 관리하기 : ex) 집게손가락 오인지 방지


매거진의 이전글 실패작은 2024 영라이언즈 필름 한국 대표작이 되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