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 영화음악 콘서트에서 비로소 삶의 쉼을 쉬어가다
#연세대학교 #지브리 영화음악 콘서트
오랜만에 학교에 갈 일이 생겼다
마치 채플을 듣듯 백주년 기념관에 들어섰다.
동생과 함께하는 시간으로도 만족했지만
결론적으로, 성인이 된 뒤 스스로 찾아간 연주회는 꽤나 신선한 만족감을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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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조직의 시너지효과를 오케스트라에 빗대어 표현하곤 한다.
.한 사람 한 사람 간 조화로운 협업이 마침내 아름다운 연주가 되어
청중의 마음을 적신다는 유명한 비유법이다.
진부할 만큼 많은 곳에서 인용한 표현이었지만,
직접 두 눈으로 연주하는 구성원을 보다보면 진부를 넘어선 클래식함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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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인간의 경험을 상기시키고, 추억을 불러 일으켜
상상과 감회를 이루어내는 소구력이 있다
영화음악 챔버 오케스트라는 음악 자체의 웅장함으로 1차적 쾌락을 준다면, 2차 쾌락은 청중의 상상으로 시작된다. 영화 속 장면을 상기할 수 있고, 그 영화를 보던 당시 자신의 추억을 곱씹어 볼 수 있다.
동시에 누구와 함께 영화를 즐겼고 그 관계성에 베어있던 감정을 다시금 느끼는 삶의 반추 과정을 겪게 된다. 그러면서 청중은 자연스레 감회, 정서적으로 오픈마인드가 진행된다. 그리고 이 타이밍 쯤 광고였다면 브랜드 메세지를, 영화라면 감독의 메세지를 던졌을 것이다.
하지만 음악회는 이 오픈마인드의 시간을 순수히 청중의 몫으로 돌렸다. 너무 현실에 찌들었던 것일까, 자율적으로 주어진 이 순간을 만끽하는 것이 과연 저들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을 하다, 결국 이런 시간을 청중이 갖게 함으로서 비로소 진정한 쉼을 느낀다면, 이런 맑은 숨을 쉬기 위해선 매번 이들을 찾아오게끔 만든느 것, 그것이 보이지 않는 강력한 문화의 힘임을 깨닫게 되었다.
하여 이번 지브리 음악연주회 콘서트는 바쁘고 회색빛의 관계속에서 지친 나에게 정서적 풍족함을 선물한 시간이었다. 그들의 음악은 웅장을 넘어 단편으로 흩어진 삶의 조각을 하나씩 하나씩 일깨워 장엄의 시간을 걷고 있음을 자각시킨 숨의 시간이었다.
P.S 지브리 음악 외 2부에선 디즈니 음악도 연주하였는데, 역시나 최고의 시간이었다.
+ 엄마의 빗자루는 이번 공연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플리에 고정될 예정이다.
++ 하여 나는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지브리 영화음악 콘서트를 강력추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