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한글날

우연히 눈에 들어온 책상 위에 스타벅스 컵, 컵에 디자인된 글자는 훈민정음 혜래본이었다. 훈민정음은 다들 알다시피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으로 세종대왕님께서 어린 백성을 위해 만든 우리나라의 문자이다. 스타벅스는 미국의 기업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큰 커피 프랜차이즈이다. 스타벅스와 훈민정음이라... 서로 사맛디 아니한 느낌인데... 스타벅스에 소중한 아이템 하나를 뺏긴 느낌이 든다.

미국의 유명 커피프랜차이즈 회사인 스타벅스는 훈민정음으로 디자인된 컵을 해마다 한글날 출시하고 있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스타벅스의 이미지와 훈민정음은 왠지 어울리지 않는 거 같은데 훈민정음이 디자인된 컵은 어떻게 스타벅스의 인기 상품이 될 수 있었을까?

스타벅스는 커피뿐만 아니라 텀블러나 카드, 다이어리 등 다양한 드링크웨어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들은 이슈가 되며 조기 품절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시즌 별 한정 판매로 진행하면서 계절뿐만 아니라, 국가, 도시, 특별한 기념일 등을 기준으로 한정 텀블러나 머그컵 등을 출시되고 있다. 희소성 때문에 구매하는 경우도 많지만 다른 도시나 국가에 여행을 갔을 때, 단순히 기념품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상품에 도시나 국가의 이름과 함께 상징적인 건물이 그려져 있기 때문에 시리즈로 구매하는 사람들도 많다.

K 대리님께서 하와이로 이민을 가셨는데 PM모임에서 스타벅스 대전컵을 선물로 드렸다. 스타벅스의 본고장인 미국으로 이민을 가시는 분에게 대전이라는 문구가 있는 스타벅스 컵은 나름의 의미를 가진 좋은 선물이 되었다.

지난 6월 달 쿠폰은 소소한 마을 레트로 컵 3종이었다. 6월 달이 지나고 남은 재고분은 생각보다 빨리 인기리에 판매 완료되었다. 레트로 컵은 쿠폰에는 머그컵으로 안내되어 안내와 달라서 고객님들 클레임이 발생하기도 하고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서 클레임이 발생하기도 했다. 국제 도서전이 후 성심당의 인기를 현장에서 직접 체감하신 분들의 레트로 컵의 구매 문의가 심심치 않게 있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이렇게 인기 스타가 된 걸 보면 옛 추억 돋는 예쁘고 기념이 될 만한 컵으로써 가치는 충분한 것 같다.

평소 실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 아내님께서 사용하지도 않으면서 한정판으로 나온 스타벅스 컵을 살 때마다 나는 아내님에게 폭풍 잔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어느 날 갑자기 성심당 레트로 컵에 대해 얘기도 안 했는데 sns를 통해 성심당 레트로 컵을 보고 빨리 레트로컵 쿠폰을 바꿔오라는 아내님의 재촉에 왠지 모르게 컵 하나로 내 어깨가 으쓱해지는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