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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생 청어람 씨, 눈이 부시게

by 연필로쓴다

1997년, 청어람 씨가 태어나던 해의 대한민국은 사상초유의 국가부도위기였다. 국민 대다수가 IMF가 뭔지도 모르던 그 시절의 뉴스는 대기업들의 부도 뉴스로 가득 찼다. 1997년생들은 이유도 모른 채 태어남과 동시에 엄청난 빚을 떠안게 됐다. 2019년, 시간이 흘러 강산이 두 번 변한 지금 현재 IMF둥이들은 어느덧 대한민국의 어엿한 청년으로 성장하였다.


1997년생 청어람 씨는 대전지역의 유명 빵집인 중소기업 소소한 마을 빵집에 입사하였다. 지방의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소소한 마을 빵집에 입사한 청어람 씨는 회사 근처에서 자취를 했다. 매달 월세로 40만 원이 나가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전세를 알아보던 중 중소기업 청년 전세자금 대출을 알게 됐다. 중소기업 청년 전세자금 대출은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청년을 대상으로 대출금리 1.2%로 최대 1억 원까지 최초 2년(4회 연장, 최대 10년 이용 가능) 전용면적 85m 이하 주택에 한해 전세자금을 대출해 주는 제도이다. 전세로 갈아타고 난 뒤 매달 40만 원의 월세 지출이 대출이자로 매달 4만 원만 나가게 됐다. 매달 36만 원을 아낄 수 있게 됐고 세이브 한 돈으로 적금을 더 들지, 아니면 자기 계발을 위해 쓸지 고민 중이다.


올해는 유독 운이 좋았던 것일까? 중소기업 청년 소득세 감면 혜택까지 생각지 않았던 환급금이 100만 원이 넘는다. 이 돈은 이제껏 고생한 자기 자신에게 선물을 줄 생각이다. 막상 명품 하나 사려니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무엇을 살까 밤마다 폭풍 검색 중이다. 해외여행 한번 다녀오는 것도 좋을 거 같고 쌍꺼풀 수술은 인센티브 받으면 하려고 했는데 그냥 질러버릴까 무엇을 사야 잘 샀다는 소문이 날까? 매일 밤 행복한 고민에 잠을 설치고 있다.


그리고 중소기업 청년 복지의 백미 청년 재직자 내일 채움 공제를 신청하였다. 청년 내일 채움 공제란 중소 중견기업에 6개월 이상 재직 중인 정규직으로 취업한 청년들의 장기근속을 위하여 고용노동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사업으로 청년 기업 정부가 공동으로 공제금을 적립하여 일정 기간 근속한 청년에게 성과보상금 형태로 만기 공제금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청년 재직자는 5년간 월 12만 원씩 총 720만 원을 공제하면 기업에서 월 20만 원씩 총 1200만 원, 정부에서는 3년간 1080만 원을 7회에 걸쳐 성과보상기금에 적립해 준다. 요는 5년간 720만 원을 공제하면 5년 뒤에 총 3000만 원과 이자를 받게 된다.

내일 채움 공제 만기인 5년 뒤, 2024년도에 적금과 청년 내일 채움 공제, 예상 퇴직금 등을 다 합하면 5년 뒤에도 여전히 20대 중반인 청어람 씨의 자산이 1억 원이 넘을 거 같다.라는 청어람 씨의 말에 1981년생인 나의 머릿속에는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BGM이 맴돌았다. '뭐 했냐? 그동안~~ 별일 없이 잘 살았지만...'

소소한 마을 빵집의 시작 또한 그러했다. 한국 전쟁이 끝나고 모두가 힘든 시절에 대흥동 성당에서 받은 밀가루 2포... 시절은 좋아져 청출어람 할 수 있는 밑천 밀가루 2포 정도는 나라의 복지와 자기 자신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는 마련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시절은 또한 치열한 무한 경쟁의 시대 속에 기적을 쉽게 허락하지는 않는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수많은 청어람 씨들은 옛날보다 좋은 시대에 살고 있을까? 아니면 더 안 좋은 시대를 살고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봄의 끝자락에서

인생의 봄을 보내고 있는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쉽지만은 않은 그런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는 수많은 청어람 씨들에게

배우 김혜자 님은 '눈이 부시게 살아가라' 그렇게 말한다.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의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큼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출처 : 드라마 눈이 부시게 명대사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청어람 씨들에게, 반짝반짝 눈이 부시게!! 살아가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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