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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여름 안에서 + 한 여름밤에

by 연필로쓴다

2018년 여름 안에서

올해 여름은 유난히도 무덥다. 연일 기록적인 폭염으로 많은 분들이 고생이 많은 것 같다. P 계장님과 K 님은 빙수 핫코너를 맡아 작열하는 태양에 맞서 싸운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말 고생이 많다.


빙수 코너를 맡은 지 벌써 삼 년째인 P 계장님은 손이 남자들의 평균적인 손보다 작은 편이다. 작은 손으로 드라이아이스를 한 움큼 잡고 가볍게 손목 스냅을 이용하여 상자 안 양쪽 코너로 보내면 이어서 바로 빠른 손놀림으로 밑 작업이 된 빙수 용기에 어름을 세 번 쓱쓱 싹 담으면 포장 빙수가 벌써 반은 완성됐다. 다음으로 얼음 위에 딸기를 얹고 빙수 뚜껑을 닫아 준다. 빙수 뚜껑은 내용물이 새지 않도록 잘 닫아야 하기도 하지만 얇은 뚜껑이 여러 겹 겹쳐있을 때 밑장 빼기 기술이 있어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약간은 까다로운 작업이기도 하다. 스피드의 차이가 결정되는 결정적인 구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손은 눈보다 빠르게 밑장 빼기 기술을 선보이고 난 다음은 빙수 시럽과 스푼 등을 준비하고 마무리를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완성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20초 정도 걸린다. 우사인 볼트가 출발점에서 빙수를 주문하고 200m를 전력 질주해서 결승점을 지날 때쯤 빙수 한 그릇 시원하게 말아 줄 수 있는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유난히 더운 올해 여름 폭염과 맞서 싸우며 빙수의 달인으로 성장한 P 계장님과 K 님 올여름 흘린 굵은 땀방울 덕분에 그 빙수를 산 이의 퇴근길은 즐거웠을 것이다. 집에 가서 밥 먹고 빨리 빙수 먹어야지 그런 생각에 더위를 잠시나마 잊고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느꼈을 것이다.

한 여름밤에 꿀~~

무더운 밤, 잠은 오지 않고 이런저런 생각에.. 잠이 오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소소한 마을 빵집 빙수 코너에 포장 빙수의 달인들이 20초 만에 쓱쓱 싹싹~ 그렇게 뚝딱 만들어진 포장 빙수를 사 가지고 집에 간다. 빨리 밥 먹고 시원하게 빙수 먹어야지 그런 생각에 잠시나마 더위를 잊게 해 준다. 퇴근하고 집에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5분~20분 정도 하지만 괜찮다. 저녁을 먹을 시간도 충분하다. 집에서 저녁을 먹고 씻고 나니 시간은 대략 한 시간 정도 흘렀다.

드디어 개봉한 포장 빙수~~ 아직도 쌩쌩하다. 쓱쓱 비비고 맛있게 냠냠 뚝딱 한 그릇 하니 한 여름밤의 꿀이 따로 없네요!!

에어컨 켜고 빙수 한 그릇 먹으면서 TV로 야구경기 보니 한 여름밤에 꿀이 따로 없다. 바랄게 뭐 더 있을까요? 남은 드라이아이스를 물 컵에 넣고 스모그가 나오게 분위기도 한번 잡아보고~~ 분위기 좋았는데... 한화이글스 오늘도 또 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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