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딸기 일병 구하기 (1)

by 나른한 뱃살
노년의 우리 딸기 뒷모습



나는 딸기가 늘 신비하다고 생각했다.

남편 두 손 위에 올려진

그 아이를 처음 본 순간부터

19여년 같이 지낸 나날이 그랬다.


딸기는 늘 의연하고 강인했다

우리 다섯 딸구 중 딸기만큼

어른스러운 냥이는 없었다.


딸기는 초보 집사이고 초보 부부였던

남편과 나의 좌충우돌을

견뎌주고 받아주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집사로 살면서 겪은

가장 큰 사고는 딸기가 저질렀다.

그 사고는 2000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딸기와 함께 지내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남편이 다른 부대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우리 부부와 딸기는

부대 위병소 옆에 자리한

낡고 허름하지만

함께 지내기에 넉넉한

너른 마당과 담너머 산기슭 수풀이 좋은

군 관사에서 살게 되었다.


새집에서 어느 정도 적응기기 지나자

딸기는 다람쥐 풀방구리 드나들듯

곧잘 외출하곤 했다.


저녁이면 집 옆 풀 속에 몸을 담그고

솔솔 불어오는 여름밤의 바람을 즐기는

딸기를 창문 너머로 바라보는

호젓한 그 시간이

나는 참 좋았다.

이런 일이 이어지던 어느날

그날도 딸기는 풀숲에서

저녁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갑자기

후다닥후다닥 엎치락 뒤치락

뒤엉키는 소란스런 소리와 함께

거칠고 앙칼진

고양이들의 울음 소리가 들렸다.


화들짝 놀라

급하게 문을 열고 나가며

외마디 큰소리를 질렀다.

야~~~!!!


덩치 큰 고양이 한마리가

저리로 부리나케 달아나고

딸기는

이리로 정신없이 뛰쳐 들어왔다.


큰 눈이 검은 동공으로 가득차고

두 눈에는 눈물이 어려있었다.

고양이도 놀라고 두려우면 우는구나....

그때 처음 알았다.


두려움과 흥분이 가라앉지 않던지

괜찮아 괜찮아

진정시키는 남편을 물려고도 했다.

불 끈 방에 딸기 홀로

한참을 조용히 두고서야

가까스로 진정이 되었다.


우리 부부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아이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이빨에 물려 깊게 파인 상처가

목 주위에 몇 개나 있었다.

얼마나 아팠을까?


딸기는 힘들만도 한데

소독하고 치료하는 것을 잘 참아주었다.

이곳에 길냥이들이 많네

딸기야 앞으로는 조심해야 돼

딸기 상처를 치료하며

내 아픈 마음도 달래보았다.

.

.

.

그러나 이날의 사고가

가장 큰 사고는 아니었다.

딸기의 가장 큰 사고는 따로 있었다.


조금 많이 편하신 우리 딸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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