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가 딸기를 만난 게 2000년 즈음이었다.
그리고 2002년 어간에 딸기가 딸꾹이를 낳았다.
2000년 즈음만 해도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은
주변에서 찾기 힘들었다.
개에 비해 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심은 후하지 않았다.
고양이에 대한 나쁜 소리도 많았다.
눈이 섬찟하다거나
주인을 못알아보는 배은망덕한 녀석들이라거나
사람 음식을 훔쳐 먹는다거나 하는 따위이다.
그 당시 길냥이는 사람들 눈에 띄면
고함 소리를 듣거나 쫓겨나기 일쑤였다.
지금이야 캣맘도 캣팜도 주변에 적지 않고
일반 사람들도 길냥이에 대해 질색하지 않는다.
우리 동네 길냥이만 해도 여러 캣맘 캣팜이 있고
보통 일상 속에서도 제법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낸다.
그때는 지금 모습을 상상하기 힘들었던 시절이었다.
그때는 그만큼 고양이에 대해 잘 몰랐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을 살던 우리 부부도 무지한 건 마찬가지였다.
고양이가 무얼 좋아하는지 무얼 싫어하는지
고양이에게 필요한 게 무언지 거의 몰랐다.
그저 우리 기준대로 우리 성질대로 대하면서
그래도 나름 잘해준다고 착각하면서 살았다.
그나마 아내는 딸기, 딸꾹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갖고 함부로 대하지는 않았다.
반면 나는 비록 딸기를 집에 들이고
이어서 딸꾹이까지 함께 생활하게 되었지만
딸랑이, 딸콩이, 딸님이와 함께 사는
지금과 비교하면
그시절 보통 사람들처럼 무심하고 무지했다.
돌이켜보면
딸기는 참 참을성이 많았다.
나무 꼭대기에서 3박 4일을 견딘 녀석이니
무슨 말을 할까마는…
뭘 모르는 우리 부부의
거칠고 성급한 나같은 이의
어리숙한 집사살이에도
악을 쓰지도 않았고 대들지도 않았다.
딸꾹이는 딸기보다는 천진했다.
어린 시절부터 잘 우다다 했고
덩치가 산만한 녀석이 애교도 많았다.
그리고 겁도 많아 쉽게 놀라기도 했다.
딸꾹이는 수컷이라 성묘가 되어서는
딸기의 1.5배는 더 크게 자랐다.
그래서 딸기를 힘으로 누르기도 하고
구석으로 몰아가며 귀찮게 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성을 내며 딸꾹이를 혼냈다.
또 어떤 날 밤에는
야~~웅~~~ 하며
아주 굵고 큰 목소리로 울곤 했다.
지가 무슨 늑대라도 되는 마냥 울어서
잠자리에 누웠다가 벌떡 일어나
큰소리로 야단치곤 했다.
한번으로 그치지 않아 두번 세번 꾸중을 해야
딸꾹이는 겁을 내며 구석으로 들어가 조용했다.
딸기, 딸꾹이 두 아이를
무지개다리 너머로 보내는 과정에서
우리 부부는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고양이에 대한 공부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새로운 딸자매를 받아들이면서
이전의 딸기, 딸꾹이에게 범했던 잘못들을
반복하지 말자고 다짐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지금도 딸기, 딸꾹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시울이 울렁울렁거린다.
내가 너무 잘못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딸꾹이가 딸기에게 달려든 것은 괴롭힌 것이 아니었다.
자신들만의 위계이기도 했고
자신들만의 사냥놀이이기도 했다.
딸꾹이가 밤에 울었던 것은
낮에 충분히 놀아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딸꾹이는 놀이에 배고픈 아이였는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늦은 밤에 운다고
혼내기만 한 것이었다.
어리숙하던 젊은 시절
나는 왜 그리도 모질고 무심했는지…
나의 호통에 놀라 눈이 동그래진 딸꾹이 얼굴이
지금도 떠오른다.
딸꾹아, 미안해…
살면서 내가 비단 딸꾹이게만 그랬을까?
시간이 쌓인만큼
지은 죄도 수북히 쌓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