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화성에서 온 아이 (1)

by 나른한 뱃살
모든 자는 냥이는 예쁘다. 그러나 깨면 모든 게 달라진다.


2018년 12월

딸기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며

우리 곁을 떠났다.


딸기의 숨결이 거칠어지고 몸이 축나던 때부터

이별하고 난 뒤 얼마간까지

아내는 몇 달을 앓았다.


여리고 예민한 그녀가

새댁으로 시작해 중년의 사모님이 되기까지

함께 했던 딸기를 보내기엔

여간 아픈 게 아니었다.


홀로 덩그러니 남아있는 딸꾹이도

예전같지 않아 보였다.

괜시리 녀석 울음 소리도 구슬프게 들렸다.


해를 넘기고 봄을 맞기 전

큰 결심을 했다.

새로운 냥이를 들이기로.


아내는 처음에는 거부했지만

딸꾹이가 마음이 쓰였는지 그러마 했다.

그만큼 마음을 많이 추스린 게다.


냥이 입양 사이트를 며칠 살펴보았다.

그러다 한 냥이가 마음에 꽃혔다.

어미가 뱅갈 냥이인데

은회색인지 커피색인지 묘한 단색의

솔리드 뱅갈이었다.


아내와 휴가 때면 정례행사처럼 하던

사찰 순례를 마치고 올라 오는 길에

분양해줄 집사의 집에 들렀다.

화성이었다.

(이건 일종의 싸인이었다. 운명의 장난이라는)


상냥한 젊은 집사들로부터

눈매가 남다른 아이를 건네 받았다.

그 아이가 딸랑이였다.

아내의 환한 표정이 아직도 선하다.

마음이 무언가 한 모퉁이를

돌아서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그때는 몰랐다.

다른 딸구들이 지구 냥이라면

딸랑이는 화성 냥이라는 것을.


우리 딸구네 족보에서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던

이상한 녀석!!!


비단 딸랑이뿐 아니라

세상 모든 냥이는 저마다 특별하겠지만

적어도 내겐 가장 유별나고 남다른

화성에서 온 아이와의 삶이

이날로부터 시작되었다.


화성에서 온 아이, 우리 딸랑이. 우리집에 온 지 열흘 쯤 지난 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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