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매력적이다.
나를 가장 끌어당기는 순간 하나를 꼽으라면
녀석들이 햇살 아래 뒹굴고 노닐 때다.
햇살 아래 냥이는 그저 진리다.
창을 가득 채우며 쏟아지는 햇살은
자체로 상서롭다.
냥이는 햇살을 놓치지 않고
그 사이에 조용히 드러눕는다.
제 이불이라도 되듯 햇살을
뭉개고 끌어 당기는 자태가 부시다.
햇살에 풍덩 빠져 더욱 말랑해진 몸에는
따스한 안도감이 휘감긴다.
지들이 마치 디오게네스라도 되는 양
알렉산더 대왕이 와도
햇살을 놓치지 않을 모양이다.
그렇게 느긋하게 잠이라도 들면
시간조차 같이 느려진다.
햇살 속 녀석들을 보다보면
전도연 배우의 대표작인 <밀양>이 떠오른다.
밀양은 한자로 ‘密陽’인데,
영어로는 ‘secret sunshine’이란 제목을 썼다.
‘빽빽한 햇살’과 ‘비밀스런 햇살’이라?
좀 다른 듯하지만,
비밀도 ‘秘密’이라고 같은 ‘密’자를 쓰니
아예 다른 것도 아니다.
무언가 빽빽하게 들어찬 것은
잘 분간하기 어렵고 감추기는 쉬우니
비밀이란 말로 쓰이는가 보다.
꽉 들어차 온통 그것이어서
도리어 감추어지고 숨겨진다니
참 역설적이다.
영화 <밀양>에서
‘빽빽한 햇살’이면서 ‘비밀스런 햇살’은
종찬(송강호 분)이라고 생각한다.
늘 신애(전도연 분)가 가는 어디에나 있으면서
오히려 눈에 띄지 않고 감추어지는 사람.
심지어 하찮고 별 거 아닌 사람.
영화 내내 쓰이는 기독교적 배경을 생각해보면
그런 모습이 신이라고 말하고 싶은 걸까?
너무나 흔해 빠지고 도처에 있어서
도리어 감추어지고 숨겨지는
그래서 눈에 띄지 않는 신…
햇살은 그런 존재다.
냥이들은
그런 햇살에 안겨
시간을 멈추고
마냥 행복해 한다.
햇살보다 더한 것은 없는 것처럼.
.
.
.
나는 어디에 빠져 살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