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유리 가슴이란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만큼 겁도 많고 예민하다.
녀석들은 호기심도 여간 아니지만
보통 새로운 것에 대해서는 살곰살곰 다가와서
이리저리 재보고 괜찮다 싶어야
겨우 마음을 놓는다.
그런데 이런 보통의 모습도 제법 편차가 크다.
예를 들어 낯선 사람이 방문할 때면
녀석들 각자의 캐릭터에 따라 인사법이 다르다.
우선 고등어 과인 딸꾹이, 딸님이는
인사 따위는 없다.
녀석들은 진짜 겁이 많기 때문이다.
벨소리, 발자국 소리만 듣고도
녀석들은 낯선 이가 방문했다는 걸 알아채고는
어디론가 꼭꼭 숨는다.
가끔 손님에게 인사시키고 싶어서 찾아봐도
어디 숨었는지 찾지 못할 때가 많다.
우리집에 우리가 모르는 구멍이 그렇게 많은 건지
아니면 위기의 때에 보호색이라도 쓰는 건지
도통 찾을 수가 없다.
집사 경력이 쌓여가도 이건 미스테리다.
턱시도 딸기는 늘 의젓하다.
딸꾹이 딸님이처럼 숨지도 않고
그렇다고 마구 와서 친근한 척 하지도 않는다.
손님이 먼저 와서 만진다고 해서 외면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헬레레 하며 드러눕지도 않는다.
무슨 어른 같다.
치즈냥이 딸콩이는 왠만해선 느긋~~~하다.
누가 왔나 귀찮아 하며 제 할일을 한다.
음... 잔다.
마침 자지 않을 때면
누구지 하며 천천히 와서 한번 쳐다보고
손님이 머리라도 쓰다듬어주면 그래 그래 알았다.
이내 시큰둥하며 제 할일을 하러 간다.
음... 또 잔다...
벵갈냥이 딸랑이는 호기심이 무서움을 넘어선다.
좀이 쑤신 아이처럼
은근슬쩍 손님 주변을 알랑거린다.
스윽 스윽 제 몸을 손님 다리 춤에
스킨십 하면서 인사한다.
허나 손님이 반가와 손이라도 내밀면
까칠한 성격에 쌩하고 다른 데로 가버린다.
지는 손님을 만질 수 있지만
손님은 지를 만질 수 없다.
그리고는 다시 주변을 알랑거린다.
함께 사는 우리 부부와의 인사법은 좀 다르다.
엄마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딸콩이는
엄마 품에 안겨 얼굴을 부비부비하곤 한다.
살가운 녀석...
딸님이는 화장실에서 만나는 걸 좋아한다.
꼬리꼬리한 녀석...
딸랑이는 우리 부부도 예외없이
어지간해선 만질 수 없다.
녀석이 윤허해 주는 때가 아니면.
까칠한 녀석...
각각의 캐릭터별 편차에도 불구하고
우리 딸구네의 공식 인사법이 있다.
적당한 거리를 떼고
검지 손가락만 펴고 한 손을 쭈욱 내민다.
그러면 녀석들이 고개를 들어
우리 손가락을 마중한다.
녀석들의 콧잔등을 살살 만져준다.
녀석들의 기분을 살핀다.
기분이 후하면 고개를 더 내밀어
손가락에 부비부비한다.
그러면 좀 더 다가가
손을 펴 목덜미도 어루만져주고
발라당 누우면 배도 엉덩이도 쓰다듬어 준다.
기분이 박하면 이제 됐어 하고는
고개를 돌려 딴 데로 간다.
아쉬운 손가락이
허공이라도 만져보려는 양 떼써 본다.
야박한 놈들...
두고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