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는 길냥이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길냥이가 되기도 전에 만난 고양이다.
내가 전방에서 중대장하던 시절
어느날 병사 내무실을 지나고 있는데
중대원들이 고양이 새끼에게
우유를 주고 있는 것이었다.
어? 이 고양이 어디서 났어?
중대 창고 정리하다가 주웠습니다.
안 된다. 규정상 군 막사에서 가축을 기를 수 없다.
나는 별 신경쓰지 않고
규정대로 고양이를 처리하라고 지시하고는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렇게 며칠인가 지났는데,
내무실에 그 고양이가 여전히 있는 게 아닌가?
이 녀석들 봐라?
내무실에서 고양이 키우면 안 된다니까?
죄송합니다!!!
그런데, 중대장님 너무 어린 새끼라,
그냥 풀어주면 어떻게 될 것 같아서
지시하신 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유심히 보니,
정말 갓난 아기 고양이였다.
이제 겨우 눈을 뜬 것 같았다.
이런 아이를 그냥 내 놓는다는 건
사람이 할 짓이 못 되었다.
그렇다고,
군의 규율을 어기고 기르라고 할 수도 없었다.
어차피 장기 훈련이라도 나가면
어린 고양이 혼자 중대에 남게 될 텐데
그렇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문득
나를 낭군으로 만나는 바람에
휴전선 가까운 한적한 동네까지 따라온
아내가 생각났다.
아내는 내가 출근하면 거의 하루종일
홀로 집에서 보내야 했다.
그런 아내가 이 녀석과 함께 생활하면
조금은 덜 쓸쓸하지 않을까 싶었다.
마침 아내는 서울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먼저 집에 퇴근해 아내를 기다리는데
나의 조바심때문에 1시간이 한 세월이었다.
드디어
초인종 소리에 발 끝으로 호다닥
문 앞에 숨죽이고 섰다.
내려쓴 검정 두건 사이로
까만 눈을 반짝거리며
한 옴큼만한 제 몸을 꼼지락거리는
우리의 첫 냥이 딸기를
조심스레 포갠 내 두 손 위에
살포시 올려놓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
.
.
.
.
어머~!
착한 아내의 두 눈에
신기한 듯한 기쁜 놀람과 어울려
맑고 따뜻한 온기가 차올랐다.
딸기는 그렇게 우리의 첫째가 되었다.
우리 부부를 위한 하늘의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