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딸기와의 첫 만남

by 나른한 뱃살
tempImageG4lmsb.heic 내 머리 위에 오른 어린 딸기




딸기는 길냥이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길냥이가 되기도 전에 만난 고양이다.


내가 전방에서 중대장하던 시절

어느날 병사 내무실을 지나고 있는데

중대원들이 고양이 새끼에게

우유를 주고 있는 것이었다.


어? 이 고양이 어디서 났어?

중대 창고 정리하다가 주웠습니다.

안 된다. 규정상 군 막사에서 가축을 기를 수 없다.

나는 별 신경쓰지 않고

규정대로 고양이를 처리하라고 지시하고는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렇게 며칠인가 지났는데,

내무실에 그 고양이가 여전히 있는 게 아닌가?

이 녀석들 봐라?

내무실에서 고양이 키우면 안 된다니까?

죄송합니다!!!

그런데, 중대장님 너무 어린 새끼라,

그냥 풀어주면 어떻게 될 것 같아서

지시하신 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유심히 보니,

정말 갓난 아기 고양이였다.

이제 겨우 눈을 뜬 것 같았다.

이런 아이를 그냥 내 놓는다는 건

사람이 할 짓이 못 되었다.


그렇다고,

군의 규율을 어기고 기르라고 할 수도 없었다.

어차피 장기 훈련이라도 나가면

어린 고양이 혼자 중대에 남게 될 텐데

그렇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문득

나를 낭군으로 만나는 바람에

휴전선 가까운 한적한 동네까지 따라온

아내가 생각났다.


아내는 내가 출근하면 거의 하루종일

홀로 집에서 보내야 했다.

그런 아내가 이 녀석과 함께 생활하면

조금은 덜 쓸쓸하지 않을까 싶었다.


마침 아내는 서울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먼저 집에 퇴근해 아내를 기다리는데

나의 조바심때문에 1시간이 한 세월이었다.


드디어

초인종 소리에 발 끝으로 호다닥

문 앞에 숨죽이고 섰다.


내려쓴 검정 두건 사이로

까만 눈을 반짝거리며

한 옴큼만한 제 몸을 꼼지락거리는

우리의 첫 냥이 딸기를

조심스레 포갠 내 두 손 위에

살포시 올려놓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

.

.

.

.

어머~!

착한 아내의 두 눈에

신기한 듯한 기쁜 놀람과 어울려

맑고 따뜻한 온기가 차올랐다.


딸기는 그렇게 우리의 첫째가 되었다.

우리 부부를 위한 하늘의 선물이었다.



아내 무릎 위에 누인 어린 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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