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요물이다.
여러모로~
울 딸랑이는
고양이계의 비글답게 늘 분주히 움직인다.
지가 무슨 세렝게티의 라이언 킹이라도 되는 양
우리 부부와 동생 딸자매 사이를
의기양양하게 어슬렁거리곤 한다.
엉덩이를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실룩거리며
걷는 뒷모습을 보노라면
가서 콱 깨물어주고 싶을 지경이다.
그런데 어느날 소파에 누워 있다가
재밌는 발견을 했다.
이리저리 놀 게 없나 돌아다니는 딸랑이를
무심코 지켜보는데…
어라? 녀석 소리가 없네?
딸구들이 신나서 우다다 거릴 때나
씽크대나 탁자 같이 높은 데서 뛰어내릴 때를 제외하고
보통으로 걸어다닐 때는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었다!
<무빙> 드라마 속 주인공 봉석이처럼
발이 살짝 지면에서 뜨는 건가?
그런데 이건 아닌 걸로 확인되었다.
내가 샤워하고 나온 뒤 그 안에 들어갔다 나온
녀석들의 발자국이 바닥에 선명히 찍히는 걸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다.
아니면 발바닥에 스폰지라도 있나?
음, 두툼하고 제법 말랑한
녀석들의 발바닥이
그런 역할을 하나 보지?
어쨌든 발자국은 있지만
소리가 없는 녀석들이라니~
ㅎㅎㅎ
살다 보면 시끄러운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모두가 있는 곳이지만
혼자만 있는 듯이 언성을 높이고
좌우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그간 족적이 얼마나 대단한지 떠벌이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은 저 멀리서도
그 발자국 소리가 요란하다.
한편으론 감사하기도 하다.
요란한 그 소리 덕분에 미리 피해갈 준비를
어느 정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나는 어떨 때 나한테 다가오는 줄도 모르게
내 겨드랑이 품으로 내 목덜미로
숨어들어오는 딸구들이 너무 좋다.
힘든 하루를 보내고 온 날이면 더욱 더 그렇다.
녀석들의 다가옴은 조용하지만
나에게 남는 녀석들의 발자욱은 진하고 뚜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