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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세이읽는남자 Oct 25. 2023

힙합 같은 글을 쓰고 싶다

래퍼는 작가다. 시인이다. 서사가 있고 비유가 있고 심지어 운율까지 붙이니 기가 막힌다. 더 재밌는 사실은 아주 어린 친구들도 랩 가사를 너무 잘 쓴다. 특히 힙합은 가사를 주의 깊게 듣는 편인데 술술 자기 생각을 잘 풀어내기도 하지만 심지어 공감까지 간다. 어 그래 맞는 말 같은데 싶다. 참나, 흑인들 음악인데 이렇게 잘할 일인가.


나도 그런 작가가 되고 싶다. 내가 본 거 느낀 거 생각난 거 혹은, 크루에서 나에게 아무 주제나 던져주면서 야 8마디만 써와 라고 했을 때 오케이 맨, 노 프라부럼 하면서 막 거침없이 글을 쓸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중요한 게 뭔지 아는가. 연습. 그 친구들, 랩 가사 연습을 얼마나 많이 하겠느냐 말이다. 연습장에 슬러시 부호 그어 가면서 입술로 구시렁거리면서 엄청 쓴다는 거지. 비트에 맞게 찰떡같은 가사를 적기 위해 쓰고 불러보고 다시 지우고 쓰고 고치고 쓰고 하면서 어마어마하게 연습을 한다는 거다. 왜? 좋아하니까. 그게 좋으니까. 빨리 새로 받은 비트 위에 내 가사를 입혀서 바다를 서핑하듯 즐기고 싶으니까.


풍부한 연습이 있어야 즐길 수 있는 법. 고로, 나도 그런 작가가 되고 싶다면 엄청나게 써대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돈 주고 강의를 받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 그냥 겁나게 쓰고 또 쓰고 자면서도 쓰고 생각하고 메모하고 쓰고 다른 사람이 쓴 거 보고 감탄하고 부러워하면서 흉내도 내보고 따라도 해보고 그렇게 쓰고 또 쓰고 하면서, 나도 고수가 되는 거지.


어깨 힘 빼고, 흐르는 의식의 플로우를 따라서 내 공격적인 정서의 펀치라인에 취하게 하지만 지겹지는 않게 그리고 간지나게 폼나게 무슨 말이든 멋있게(아 90년대 힙합 느낌은 아무리 내 머리에 페브리지를 뿌려도 없앨 수 없다) 그리고 자신 있게(아 정말 쏘리 한계다)


그런 작가가 되고 싶다.


돈도 많이 벌고.


스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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