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라무슈

은밀한 칼날

by 폴킴

은밀한 칼날:

3년 전

​"샬럿, 내가 국립 음악학교 공연에서 널 처음 보았을 때부터, 너 자체가 보석처럼 빛나는 존재임을 알았지."

​무대 뒤 대기실. 마르첼로가 샬럿의 손을 잡고 찬사를 쏟아냈다.

​3년 전. 샬럿은 흠 없는 실력으로 메이저 콩쿠르를 휩쓴 후, 마르첼로의 소속사에서 유럽 주요 오페라 극장의 '간판스타'로 군림했다.

​"땅에 박혀있는 쓸모없는 보석이었죠. 선생님이 빛을 닦아주셨습니다."

​샬럿은 수줍게 웃었지만, 그녀의 손은 등 뒤에서 땀에 젖어 있었다.

(​'보석!? 그래, 3년짜리 한정판 보석.')

그녀는 이미 전임자들의 '폐기 처분' 과정을 모두 알고 있었다.

그때,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웠다. 국제 음악 협회장 러튼.

​러튼은 샬럿에게 칭찬 키스를 건넨 후, 마르첼로에게 몸을 가까이 숙였다.

​(이번엔, 몇 년?)

​오른쪽 입꼬리만 미묘하게 끌어올린 마르첼로의 답. 음험한 승자의 미소.

​샬럿은 와인 잔을 들고 시선을 피하는 척하며, 그들의 은밀한 신호를 관찰했다.

​이 순간, 샬럿은 결심했다. ('저들은 내가 상품 가치를 다하는 순간, 가차 없이 내 성대에 칼을 꽂을 것이다. 당하기 전에, 내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

러튼이 마르첼로에게 만 들리도록 말했다.

"오늘 협회 미팅에 늦지 말게나. 자네의 '다음 보석'에 대해 결정할 사항이 있네."

​같은 날 저녁. 오페라 극장 옆 호텔 VIP 식당.
​마르첼로, 러튼을 포함한 국제 음악 협회 임원 6명이 모여 '샬럿의 폐기 처분'을 논했다.

"샬럿도 메이저 무대에서 활동한 지 딱 3년이 되었네. 이제 슬슬 새로운 인물을 발굴할 때가 왔지!"

"그전에 샬럿부터 정리해야지. 이번에는 '성대 혹사'로 밀어붙일 생각일세."

​신임 이사가 의아해하자, 마르첼로는 자신의 '권위'를 내세웠다.

"우리 협회의 비평은 이미 세계적인 권위입니다. 대중은 우리가 제시하는 '권위'를 믿습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진실이 아니라, 엘리트의 최종 평가죠."

"게다가, 요새 샬럿이 연일 공연을 하다 보니 목소리에 윤기가 2년 전만 못한 건 사실입니다! 내가 이 분야의 현역이자 권위자입니다."

​이것이 마르첼로가 '배신자'들을 처리하는 방식이었다.

​며칠 후.
​마르첼로는 유력 음악 잡지 인터뷰를 통해 샬럿을 공식적으로 저격했다.

"샬럿은 성대를 혹사시키고 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건조하고, 윤기가 없습니다. 변질되었습니다. 저의 조언을 무시한 결과죠."

​완벽한 거짓말이었다.

​일주일 후.

​샬럿의 아파트. 그녀는 현관에 놓인 해당 음악 잡지를 집어 들었다. 마르첼로의 인터뷰 기사 제목이 불길하게 빛났다.

​샬럿은 잡지를 내려놓았다. 동요는 없었다.

"…… 드디어, 때가 왔군."

​그녀의 눈빛이 싸늘하게 빛났다.

​샬럿은 조용히 핸드폰을 들었다.

"애티커스 기자님. 샬럿입니다. 마르첼로 부위원장 건으로 할 이야기가 있어요."

​그녀는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