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짜의 신세한탄
글을 쓰고 싶다.. 잘 쓰고 싶다.. 막힘없이 쓰고 싶다..
'글쓰기가 처음이거나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한 분들…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가는 프로그램입니다.'
프로그램 설명이 마음에 들었다.
체계적으로 배운 적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은 적도 없었지만, 국민학생 때 글짓기, 독후감 상장은 몇 번 받았으니 글쓰기가 처음이라고 할 순 없고, 직장생활을 이십 년이나 했으니 그동안 작성했던 문서만 해도 얼만가? 무엇보다도 인스타도 시작했으니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사무실에 앉아 선착순 열다섯 명 안에 들고자 광클(마우스 버튼을 매우 빠르게 클릭하는 것)을 시도했다!
성공!
그렇게 시작한 글쓰기는 금요일 퇴근을 지켜주었고, 매주 도서관을 찾아가는 여유의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고작 A4용지의 반 페이지를 쓰는 과제를 미루고 미뤄 데드라인에 임박해서야 제출했지만 글 한 편을 완성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틀림없다. 나만 초 짠 게…. 글쓰기가 처음인 사람들이 올 줄 알았는데…’
글을 잘 쓰는 사람들 속에서 내 글을 읽고 발표한다는 것이 때로는 부담이고, 쑥스럽고 스스로 주눅이 들 때도 있었지만, 한그루님에게는 온기가 있다는 작가 선생님의 칭찬. 그 기억으로 난 일 년 넘게 글을 끄적이고 있다.
(차마 글을 쓴다고 말을 못 하겠다. 끄적인다는 표현이 맞다.)
오늘은 소소에 글쓰기 모임.
난 오늘도 글을 완성하지 못했다.
게으름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이건 분명 소질의 문제다. 지나친 비약이라고 말할지 모르겠으나 그렇게 말하고 싶다.
'게으른게 아니다. 아니라고!'
사실 일주일 전 첫 문장을 시작했지만 글을 이어가지 못했다.
핸드폰 작은 세상 속을 들여다보는 글을 몇 줄 썼다가, 매일같이 지각하는 직원의 이야기를 썼다가, 염색약 한 통으로 남편과 셀프 염색을 한 이야기를 썼다가 지웠다가….
결국 모두 다섯 줄을 넘기지 못했다.
쓰고 싶다.
잘 쓰고 싶다.
편안하게
주절주절 막힘없이 막 써 내려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