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삼촌의 절친이었던 아빠는, 친구를 만난다는 핑계로 하루가 멀다 하고 엄마 집에 찾아왔다고 했다. 가난한 집의 장남이었지만 성실하고 착실해 보였다는 게 엄마가 아빠를 선택한 이유였다. 결혼을 한다고 남자친구 집에 첫인사를 갔을 때 맛있게 먹었던 만두는 결혼과 동시에 맏며느리인 엄마의 몫이 되었다.
<엄마표 만두>
“행사가 있으면 그 전날종일 쪼그리고 앉아서 만두를 만들었어. 그때는 만두피도 밀가루반죽을해서 정종병(술병)으로 밀고…. 먹기는 편한데 일이 좀 많아? 너희 할머니는 꼼짝도 안 하고 앉아서 만두를 빚는데 난 허리도 아프고 발도 저리고….”
가족들이 먹을 어마어마한 만두소를 만들어놓고 기다리고 있는 시어머니와 눈이 마주칠 때면 '이게 시집살이구나.' 생각이 들었었노라 고백했다. 내용물이 꽉 찬 어른 손바닥만 한 만두를 만들고 나면 정작 본인은 질려서 먹지도 못했다며 지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냈다.처음 만두를 만들었을 땐 만두가 다 터졌는데 그 만두는 고모들이 오기 전에 아빠가 다 먹어주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