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작
런던 결혼시장의 중매쟁이들에게
시달려서 도망치듯이
조용한 별장으로 내려갔다
장미꽃이 많고
작은 마을이 있는 영지는
어릴 적 이후로 처음 와봤는데
마음에 들었다
갑자기 방문했더니
음식이 너무 초라해
재정관리인에게
이곳에 예산을
좀 더 배정하라고 했다
한가하게 지내던 어느 날
갑자기 깡마른 여자가 나타나
부친의 도장이 찍힌
결혼 문서를 내놓고
약속을 지키라고 했다
사실 전부터 알고는 있었는데
나타나지 않아
모른 척하고 있었다
유모라는 이 여자는
정혼녀가 부모 사망으로
고아가 됐다며
이제 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이참에 정혼녀랑 결혼해
시골에 두면
결혼시장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
싶기도 했다
그 틈을 노려 유모는
재빨리 교회로 안내하고
결혼할 여자애를 데려왔다
곧 죽을 것 같은
어린애를 보고 화가 났는데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여자애는 쓰러졌다
하인들에게 잘 돌봐주라 해두고
런던으로 돌아왔다
이제 결혼 신경 쓰지 않고
살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