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기회
동네분들은
그분을
김여사라고 불렀다
딸 하나 키웠는데
엄마 닮아 예뻤다
딸이 결혼하는데
둘 다 돈이 없어
대출받아
결혼식 하고
친정에
들어온다고 했다
같은 동네분이
자식 5명
결혼식 부조를
다 받고는
우리 딸
결혼식 부조를
안 하더라고
섭섭해하셨다
유전적인지
형제들이
다 당뇨병이
있다고 하셨다
결혼 후
PC방 붐이 일어나
컴퓨터 가게를 하던
사위는
전국 PC방에
컴퓨터 설치를
하러 다녔다
사람의 인생에
3번의 기회가 온다더니
그 집에 행운이 왔다
한 곳에 컴퓨터 수십대를
판매하고
설치까지 해주니
한 달 순이익이
오천만 원이라고 자랑했다
큰돈이 들어오니
매일
비싼 장난감을 사고
시계 팔찌 반지를 사고
온가죽이
한풀이처럼 돈을 썼다
그리고 사위는
프로그램 개발에
한 달 천만 원씩
투자를 했다
그 후
일 년 반이 지나니
PC방 특수가
다 끝났다
허망하게
모아둔 돈도 없이
기회가 다 날아갔다
사위는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다행히
딸이 직장 생활하고
사위는 운전을 했다
이후에
김여사는
당뇨합병증으로
돌아가셨다
손자들은
박봉이고 힘들다고
취업을 안 한다고
했단다
부모는 일하러 가고
두 놈은 하루 한 끼
배달음식 먹으며
집에 있단다
딸이 동창들이랑
해외여행도
자주 가고
콘서트도 자주 가고
필라테스도 받고
혼자 즐기며 산다고
사위가 일러주듯이 말했다
그때 컴퓨터붐이
언젠가 끝나리라는
예측을 했다면
이들은 돈을 모아
집 장만을
할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