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기억
연두색 나뭇잎이
초록으로 변해가고
무성한 잎들이
바람에 살랑이는
아름다운 유월이다
출근길 아파트 화단에
까치가 이리저리
나무 위로 날아다니고
참새들은 종종종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너무 작고 예쁘고
부지런한 참새떼를 보면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오래전 살던 동네는
예술의 전당 쪽이
개발되기 전에
뻐꾸기가 시끄러울 정도로
울었는데
여기는 요즘
까치가 많이 지저귄다
바람은 살랑살랑 불지만
무더운 오후
시원한 대청마루에 누워
야구중계를 들으며
깜빡깜빡 졸던 행복한 기억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오빠야 들이 밀어주는
고무타이어 타고 놀다가
지쳐서
모래사장에 누워
철썩이는 파도소리 들으며
왜 파도는 지치지 않는지
궁금해하며
잠에 빠졌던 기억
기억을 더듬어보니
여름은
나른하게
졸리는 계절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