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인연
어디를 가든 항상 길상이와 같이 움직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모녀의 보호자였던 오빠는 나와 길상이에게 호신술을 가르쳤다
길상이는 검술도 좀 배웠다
오빠는 부임지로 떠나며 나의 호위를 길상이에게 맡겼다
그런데 그날은 길상이가 복순이 일을 도와주러 가고 혼자 있었다
키가 큰 선비가 들어와 사주를 봐달라고 했다
나는 절을 하고 그냥 책을 보고 하는 거라서 선비님도 아시는 거라고 했는데
그래도 봐달라고 하며 의자에 앉았다
할 수 없이 책상에 앉아 책을 펴고 선비얼굴을 찬찬히 보았다
남자답게 잘 생긴 얼굴에 눈빛이 강했다
사주를 풀어보니 초반에 우여곡절이 있지만 무난했다
혼인운이 있냐고 물어 네 있습니다
자녀가 있냐고 물어 네 있습니다
관운은 욕심부리지 않으면 무난하실 것 같다고 했더니 웃었다
웃는 얼굴을 멍하게 쳐다보다 같이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