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디자인팀

by 왕잔치


2014년 시작해 올해로 11년째 신촌에 뿌리내리고 있는 웹매거진, ‘잔치’. 앞 글을 읽었다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이 잔치는 아트, 플레이스, 피플, 디자인 (줄여서 아-플-피-디) 총 4팀이 협업하여 꾸려나가고 있다. 팀이 4개나 된다니 궁금할 법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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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에 짱이 누구지?’



사실 우리도 이게 궁금해서 한때 짱을 가리기 위해 비평회*를 연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실세가 등장하기 전의 이야기이므로, 다시 논해 볼 필요가 있다. 신촌의 공간 그 이상을 포착하는 플레이스, 신촌을 이루는 사람들을 조명하는 피플, 신촌의 무형의 가치를 읽어내는 아트? 모두 소중한 팀들이지만, 잔치 실무에서의 권위는 디자인팀이 가지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왜일까?

*[잔치 비평회: Part.2 신잔 편] 잔치의 세계정복 http://welcometozanchi.com/14618



디자인팀의 역사는 길지 않지만, 만들어진 이래로 잔치의 활동은 보다 다채로워졌다. 관중이 없는 프로야구가 그저 공놀이에 불과하듯, 우리 잔치가 아무리 좋은 글을 써도 그 글을 읽어주는 독자가 없다면 잔치의 캐치프레이즈 — 함께 벌입시다! — 가 무용해질 것이다. 잔치는 결성한 해부터 웹진 홍보를 위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현재는 인스타그램만 가동 중이다. 이 인스타그램을 굴리는 핵심 주체가 바로 디자인팀이다.



그래서 어떻게 굴리는데? 백문이 불여일견. 현재 잔치의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보면…

(@welcometozanchi, URL:http://welcometozanchi.com/ )



매력 넘치는 카드뉴스로 채워진 피드가 펼쳐진다!! 이처럼 잔치 인스타그램에서는 글의 특성을 200% 반영한 맞춤 디자인 카드뉴스를 매주 3개씩 만나볼 수 있다. 카드뉴스에는 발췌한 웹진이 담겨 있어 글의 분위기를 압축적으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잔치도 처음부터 이런 식으로 인스타그램을 운영하지는 않았다. 이를 위해서는 잔치 인스타그램의 존재 의의에 대해서 먼저 알아야 한다. 인스타그램에 웹진 전문을 올리는 건 다들 공감하겠지만 비효율적이다. 글자수 제한도 있을 뿐더러, 사진 위주의 SNS에서 활자 투성이 포스트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 뻔하고, 무엇보다 잔치의 보금자리는 따로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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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의 빛, 전설의 개발자 원조뽀글이가 16년도에 제작한 자체 홈페이지. 잔치는 이곳에 모든 웹매거진을 업로드하고 있다. (정말 멋진 점: 이 곳에 대학생의 눈길로 바라본 11년의 신촌이 생생하게 보관되어 있다!) 따라서 SNS의 최종 목적 또한 자연스레 팔로워를 웹매거진 홈페이지로 유도시키는 것이 되었는데, 인스타그램에는 포스트의 본문에 하이퍼링크를 포함할 수 없다는 큰 단점이 있었다.



포스트만으로 곧장 웹진 홈페이지에 진입할 수 없다는 건 생각보다 장벽이 높다. 스와이프만 하면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에 포스트를 보고, 프로필을 클릭해서, 바이오에 걸린 링크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니? 요 장벽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서는 팔로워들이 전체 내용을 궁금해하도록 반드시 어필해야 했다. 하이퍼링크를 포함할 수 있는 스토리 기능을 활용하는 것도 필수적이었다. 그런데 관건은, 매력적으로 보여야 해!



텍스트 기반의 활동에 집중했던 초창기에는 웹진에 포함된 사진들을 안내 문구와 함께 업로드하는 것이 최선이었고, 나중에는 그 사진 위로 제목과 에디터를 템플릿으로 추가한 표지 형식이 되기는 했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었다! 웹진의 비주얼적 요소를 보강하고자 했던 잔치는 22년도 하반기 잔치의 첫 번째 디자이너 이젤을 영입한다. (밑줄 두 줄 별 다섯 개) 이후 잔치의 인스타그램 포스트는 점차 살이 붙어, 최종적으로는 글의 특성을 반영하여 디자인한 표지, 그리고 본문 요약 페이지를 추가한 10장 내외의 카드뉴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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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하는 잔.카(잔치 카드뉴스)의 모습. 오른쪽으로 갈 수록 최근 것



디자이너의 업적이 이뿐인가? 디자이너는 잔치의 영역을 현실로 넓혔다. 이후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친 첫 종이잡지(잔치 2호)가 출간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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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의 달성률을 기록하며 성공리에 마감한 잔치 잡지 2호 펀딩. 아름다워!)



이 잔치 2호는 과거 일회성으로 마무리했었던 잔치의 종이잡지를 정기 프로젝트로 만드는 신호탄이 되었다. 2호를 출간한 2023년부터 잔치는 1년에 두 번씩 종이잡지를 출간해 왔고 2025년 10월, 어느덧 8호 출간을 위해 달리고 있다. 잔꾼들이 매 학기 심혈을 기울여 만드는 종이잡지가 디자이너의 존재로 시작되었다니!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디자인팀은 잔치의 글을 다양한 형태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잔치 내에서 大자인팀으로 불리는 이유에는 많은 작업량도 있다. 운영진을 제외하고 에디터가 12명, 각 에디터가 학기마다 3개의 글을 써내니 디자이너는 단순 계산으로만 24개의 웹진 카드뉴스와 12개의 종이잡지 내지 작업을 완성해야 한다. 구 에디터였던 운영진들의 글과 잔치 플러스 계정은 제외했으니 이것까지 포함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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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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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만 하자. 아무튼 이 엄청난 작업량에 맞추기 위해 디자인팀은 매 분기 꾸물꾸물 몸집을 늘려… 어느새 웹진 디자이너 4명, 잔치플러스 디자인을 전담하는 콘텐츠 디자이너 2명까지 총 6명을 갖춘 대가족이 되었다! 그래도 힘들긴 하지만, 복작복작하니 너무 좋아!


이제 잔치에게 디자인팀은 빼놓을 수 없는 기둥이자 든든한 잔치의 일원이 되었다. 디자이너 운영진도 벌써 두 명째! 이번 글쓴이가 그 두 번째 운영진이다. 디자인팀은 잔치의 얼굴을 닦는 존재이자 에디터의 글을 첫 번째로 읽고 소화하는 매니아 독자이기도 하다. 잔치의 1호 열혈 팬, 디자이너는 오늘도 구글 드라이브를 향해 길을 나선다. 에디터들의 소중한 활자를 읽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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