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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안 Jul 27. 2020

스타트업 로고 리뉴얼 과정 기록

저는 스타트업 스파크플러스에서 BX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리브랜딩을 하면서 지금까지의 과정과 결과를 기록하려는 목적과 동시에 제가 신입 디자이너로, 혼자 일하는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느꼈던 점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그 당시 스파크플러스는..

당시 스파크플러스는 지점 4개를 운영하고 있었고 5번째 지점 오픈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9월에는 시리즈A 투자를 앞두고 지점을 빠른 속도로 확장하기 위한 준비 단계였습니다. 그러면서 더욱 브랜드 인지도가 함께 중요하게 작용하기 시작한 시기였습니다.


사실 놀랍게도 2년이 채 안 되었던 스파크플러스 로고는 이미 한번 바뀐 상태였습니다.

(저는 차라리 구구로고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바뀐 구로고는 정확히 어떤 의도로 만들어졌는지 아는 이가 없었습니다. 구구로고는 심볼+워드마크가 합쳐진 형태였다면 구로고는 워드마크 형에 가까운 형태로 변경되었습니다.

구로고는 몇 달간 사용해보면서 많은 문제점이 보였고, 그러면서 급성장하는 스파크플러스를 더욱 잘 표현할 수 있고 여러 곳에 적용할 수 있는 새 로고의 필요성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거기 스파크 차 수리 맡기는 데 맞죠?

그 당시만 해도 초록창에 '스파크플러스'를 치면 저희보다 자동차 '스파크' 관련 글들이 더 많고 더 상위에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심심치 않게 대표전화로 "거기 스파크 차 수리 맡기는 데 맞죠?"라는 전화도 종종 왔었습니다. 구로고의 가장 큰 문제점이 여기에 있었습니다. Spark에 +를 더한 형태는 '스파크플러스'라고 읽히는 것이 아니라 Spark라는 워드마크에 +의 심볼로 인지되는 경향이 컸습니다. 기존 한국에 없었던 산업에 브랜드 인지도까지 낮은 상태에서 회사명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는 구로고는 '로고'의 기능에 큰 결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회사 현재의 이미지, 추구하고자 하는 이미지와 구로고가 나타내는 이미지는 상반된 부분이 많았습니다. 회사는 고객 맞춤형에, 편안하며 안정적이고, 젊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추구하고 나아가지만 구로고는 상당히 날카로운 형태에 색상은 다소 무겁고, 칙칙하며 대기업이 연상되어 보수적이고 차가운 느낌이 강했습니다.

추가로 중앙 정렬이 중앙에 오지 않거나, 무게 중심이 잡혀있지 않는 등 조형적인 부분에서의 문제점도 보였습니다.



한 번 더 새 로고가 필요해!

저는 기존의 문제점을 파악을 바탕으로 하여 전 직원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직원이 현재 로고에 만족하지 못했고, 그러면서도 신기한 건 대부분이 생각하는 회사 이미지 방향성이 대부분 같았습니다.

인터뷰 결과와 기존 문제점 개선 방향을 토대로 새 로고 디자인 방향성을 정하고 스파크플러스 다움을 나타내는 로고를 새로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로고 리디자인 방향성

-로고에서 '스파크플러스' 브랜드명을 완벽히 인지하게 
-안정적이고 편안한 느낌을 줄 수 있게 
-조형적으로 디테일과 완성도를 높게 
-스파크플러스만의 특징이 보이게
-너무 튀기보다는 익숙한 느낌으로
(당시 인터뷰 설문지)

일단 <SPARKPLUS> 스펠링 전체를 표기하여 브랜드명 인지의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였습니다. 스파크플러스의 스펠링은 소문자 표기 시 p, k, l와 같은 알파벳이 x-height 위아래로 뻗어 전체적인 안정감 덜하기 때문에 대문자 표기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의미적으로도 스펠링 하나하나를 건물이라 생각하여 빌딩, 부동산의 무게감 등을 표현하기에 대문자로 나타내는 것이 낫다고 생각을 했고 베이스라인을 맞추어 같은 땅 위에 서 있는 형태라는 의미를 더했습니다. 또 다른 쓰임에서 회사 내부에 정확한 가이드라인 등이 없던 상황이라 표기를 sparkplus, Sparkplus, SparkPlus SPARKPLUS 등 일원화하지 못하여 사용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통일도 같이 진행하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대문자 표기로 확정을 하고 나서는 폰트 선정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포..폰트를..찾아보자.. 시안 작업 파일이 날아가서 남은 게 위에 이미지밖에 없지만.. 깨작깨작 스케치도 진행해 보긴 했었습니다..)

여러 심볼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나 좀 더 도형의 가까운 형태의 폰트를 기반으로 작업도 해보았으나 의도와 방향성을 잘 담은 형태는 워드마크 기반의 로고 형태가 적합하다고 결정을 하였고 여러 다양한 폰트를 찾아보면서 우리와 맞는 'Gotham'이라는 폰트를 선정하였습니다.

다른 서체에 비해 넓적한 모양으로 디자인되어 무게감과 안정감을 나타내기에 더 효과적이고 시인성과 판독성이 매우 높게 디자인된 서체이기에 특히나 간판, 사이니지 등으로 많이 쓰일 저희 로고에 적합한 폰트라 선정을 하였습니다.



특별하진 않지만, 우리를 표현하기에 딱 맞는 로고

사실 변경된 로고가 굉장히 독특하고 차별점이 큰 로고는 아닙니다. 기본적인 워드마크형에서 과하지 않은 스파크플러스만의 특징을 담고, 디테일한 완성도를 높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새 로고의 가장 큰 목적과 방향성은 바르게 읽히고 안정된 편안한 느낌을 주자였습니다.

거기에 PLUS의 P에 +와 더한 형태로 스파크플러스의 의미를 담을 수 있는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Gotham 서체 기본 자간을 넓혀 여백과 공간감을 더 주어 오프라인에도 많이 쓰이는 로고의 특성상 뭉치는 현상을 최소화하고자 하였고, P의 +가 합쳐지면서 사이들의 여백이 다른 알파벳 사이의 여백과 균일함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공을 들였습니다. 각 알파벳의 모서리 부분은 라운딩을 주어 날카로운 느낌을 최소화하였습니다.

기존 컬러는 신뢰감과 편안함을 줄 수 있는 블루+그린 톤이 합쳐진 청록색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톤이 많이 다운되어 칙칙해 자칫 보수적으로 보일 수 있는 색상 때문에 주로 사용되지 않고, 대부분 검은색으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큰 면적에 사용될 경우 딱히 긍정적인 느낌을 주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자제하고 사용하지 않았었습니다.

(SP민트와 SP블루)

어차피 로고는 기존 이미지를 탈바꿈하는 큰 변화이니 색상도 파격적으로 바꾸고자 했었지만, 원래 지니고 있던 의미가 지워지고 기존의 쌓아왔던 인지도마저 퇴색될까 하는 걱정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구구로고에서도 사용된 톤을 기반으로 톤만 보정하여 좀 더 젊고 활기찬 느낌을 주는 SP MINT를 메인 색상으로 정하였습니다. (색상 부분은 더워터멜론 컨설팅 결과도 담겨있습니다.)

또한 저희보다 앞서 시작한 경쟁사들은 대부분 블랙 색상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워드마크형의 로고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 저희 로고 또한 워드마크형에 블랙 색상을 사용하면 너무나 비슷하게 보일까 봐 차별점의 요소로도 로고에 색상을 사용하여 다른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하였습니다.



전 지점 통일 만만세

스파크플러스는 하드웨어 기반의 산업이기 때문에 이 새로 만들어진 로고를 적용하는 데에도 많은 수고와 비용, 시간이 들었습니다. 회사가 발전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그만큼 신규 지점에도 신경을 쓰면서 기존 지점들에도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에 신속하게 작업이 이루어지긴 힘들었습니다..(울먹...)

그래도..! 2019년 12월 21일! 전사회의에서 로고 변경 발표를 한 지 약 1년 만에 기존 지점까지 모든 로고 사이니지를 변경하였습니다(박수 짝짝! 눈물 질질!)

(스파크플러스 선릉3호점)


마치며..

이번 로고 변경을 통해서 처음으로 회사 내부에서 의견과 방향성을 정해 진행한 점에 큰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 전 지점에서 동일한 스파크플러스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그 첫걸음의 시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환경상, 이 첫걸음과 동시에 다른 여러 걸음의 시작이 동시에 시작되어 속도가 더디긴 했지만 새로운 로고의 탄생과 교체 작업은 드디어 마무리 걸음을 했다는 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다른 걸음들이 목표를 향해 가고 있기에 부족한 점이 많아 보일 수 있지만, 스파크플러스 브랜드 발전을 위해 시작한 발걸음들이 모두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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