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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좋다
산책 2
by
별똥꽃
Oct 6. 2019
한가한 일요일 오전
오늘은 꼭 강 끝까지 가겠다고 마음먹고
평소와 달리 일찍 산책을 한다
매일 오는 곳이지만
볼 때마다 항상 새로워
이것저것 카메라에 담는다
상처를 치유하는 물소리와 가슴을 뚫는 바람 소리
속세의 번민을 잠시
잊게 하는
꽃향기는
내 영혼에 고스란히 담는다
좀 더 멀리 가보니
담너머 탈출을
계획 중인
나팔꽃도 보이고
꽃과 시가 어우러진 전시회도
한창이다
어느새 강 끝까지
다다르니
이곳은 끝이 아닌 다른 강과 만나는 지점
나는 한동안 고민한다
이제 왔던 길로 되돌아 갈까?
이 길의 끝까지 무작정 가 볼까?
마치 인생의 귀로에서 망설이
기나
하는 듯
이
갈대들의 무도회를
감상
하고
맨드라미 꽃말을
마음에
새
기
고
나는 결국 되돌아 선다
내 마음이 선곡한 노래를 부르며 돌아오는 길
십 키로 남짓 걸은 다리
가
아파
오지만
정작 더 아픈 것은 제자리걸음 하는
내
마음이다
추억은 노래로 달래고
그리움은 시로
달래며
허수아비처럼 이곳에 덩그러니
남았다
느릿느릿 가는 나를
꾸
짖듯 뛰어가는 무리들
나도 달려가고 싶지만
내 몸은 내 마음을 애써 외면
한다
집에 오니 벌써 오후 한 시
이미 식어버린 점심을 먹고
새벽에 잃어버린 잠을 찾기 위해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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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말
제자리걸음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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