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너무나 많은 감정에 시달린다
기쁘고 슬프고 괴롭고 행복하고
아프고 설레고 즐겁고 고통스러운
많은 감정들이 쌓이고 쌓이면
마치 피 속의 독소처럼 퍼져
내 몸을 마비시킨다
나는 이렇게 많은 감정들을 쌓아 둘 수가 없다
그래서 그때그때 비슷한 감정들을 덩어리로 묶어
나에게서 분리시킨다
마치 아이를 출산하듯이
나에게서 분리된 감정의 덩어리는
스스로 생명력을 얻는다
나는 내가 출산한 감정 덩어리를
멀리서 바라본다
마치 낳은 아이가 자라는 것을 지켜보듯이
나는 더 이상 그 감정 덩어리 때문에 괴롭지 않다
그러면 어딘가에서 또 다른 감정 덩어리가 자란다
나는 또 골똘히 생각한다
그렇게 나에게서 분리된 감정 덩어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하지만 나는 그저 멀리서 바라본다
마치 나와 아무 상관없다는 듯이
그리고 암세포를 떼어 내듯
나는 감정 덩어리들을 나에게서 분리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