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별이 하나 빛나고
물마저 숨을 죽이고 흐르는데
어디서 세찬 바람이 불어와 내 뺨을 스친다
"정신 차려!"라고 꾸짖기라도 하듯이
차들도 사람들도 분주히 움직인다
모두 어디론가 바삐 간다
도대체 어디로 가는지 알고나 가는 걸까?
추수가 끝난 들판에 서 있는 허수아비
그리고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밤이 되면 눕고 낮이 되면 일어나는 기계처럼
때론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우리는 프로그램대로 움직인다
그래야 되기 때문이다
"왜?"라고 묻는 것은 사치스럽다
누구보다 빨리 누구보다 멀리 가야 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가장 빨리 난자를 만난 정자의 본능이
우리 속에 남아 있나 보다
가끔은 "왜?"라고 묻고 싶다
오랫동안 삐걱거려서 기름칠을 받고 싶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생각하고 싶다
별 하나 반짝이는 고요한 밤에
내 맘은 유난히 요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