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대학을다니던무렵에찢어진청바지가처음으로유행했다.그때쯤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은 찢어진 청바지를 입었고 청바지다리의한쪽면을 뜯어서청치마로만들어입기도했었다.나는그시절가난한대학생이었고패션을따라갈경제적또는심리적여유가없었다.동대문시장좌판에서3천 원짜리옷을입고나름자신 있게대학캠퍼스를누비고다녔다. 사실 그때는아무옷을입어도다맞았고 잘 어울렸다.
나는불혹을넘긴나이에어울리지않게찢어진청바지에염색을하고다닌다.찢어진청바지도염색도내가젊었을때는하지않은것들이다.누가그랬던가?지랄 총량의법칙이라고...젊었을때못해본것을이제야하고다닌다.최근에는남의눈신경안 쓰는사회분위기로그나마다른사람들에게눈총은받지않으니다행이다.두아이를출산했고 현재 스트레스를많이받는일을하다보니몸은예전보다많이부어있지만그래도나는꿋꿋이염색한긴머리에찢어진청바지를입고내멋에산다.아마도변하지않은건 예나 지금이나 내 또래의 사람들이 따라 하는 유행을좇지않고내멋에사는것인가보다.이다음에백발이되어서도긴 머리에청바지를입고다닐까?그때는찢어진청바지에염색머리는자제해야할지도모르겠다. 그런 건 그때 가서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