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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똥꽃 Jul 12. 2020

내가 꿈꾸는 오십 대

꿈은 이루어진다

삶이 너무 무료하다. 삼십 대에만 해도 꿈이 있었다. 그때는 하고 싶은 것 그리고 갖고 싶은 것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다. 사십 대에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학위를 하나 더 늘린 것 말고는 특별히 이룬 것이 없다. 아니 더 정확하게 실현 가능성이 없는 꿈을 일찍 포기했다. 다행히 십 대가 된 아이들은 스스로 잘 자란다. 월급날 꼬박꼬박 돈 들어오는 든든한 직장도 있다. 물론 남편의 직장도 안정적이다. 그런데 정체된 이 느낌... 더 이상 올라갈 데도 내려갈 데도 없이 멈춘 듯한 이런 생활은 나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내가 더 이상 꿈꾸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문득 꿈을 부활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살았는데 더 이상 원하는 게 없는 이런 생활은 내 몸에서 중요한 장기를 하나 상실한 것 같은 그런 공허감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눈 깜짝할 사이에 다가 올 나의 오십 대를 위해서 꿈을 날조해야겠다. 아니 내가 원하는 것이 단순히 희망사항에 그치더라도 바라는 게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다.


다음은 내가 50대에 이루고 싶은 것들이다:

1. 5개 국어를 한다.

2. 가야금 연주를 한다.

3. 퇴직 자금을 마련한다.

4. 땅이 넓은 집에서 산다.

5. 아이들 대학 졸업을 시킨다.


1번과 2번은 나의 개인적인 목표다. 3번과 4번은  배우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5번은 배우자와 아이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가능하면 위에 적은 내용을 오십 대 초반에 이루고 싶다. 되도록 빨리 자유를 되찾고 싶다. 거추장스러운 타이틀 없이 그냥 나로 살고 싶다. 넓은 땅에 꽃밭채소밭을 만들고 온갖 과수를 가꾸며 풍요롭게 살고 싶다. 그런 곳에 살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흐뭇하고 이 꿈이 현실이 되면 내가 가꾼 정원을 바라만 보아도 포만감이 들 것 같다.  생명이 다하기 전에 십 년이라도 그렇게 살아야 내 인생이 억울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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