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가 끝나는 지난 일요일 저녁 갑작스럽게 직장에서 재택근무 결정이 났다. 월요일 온라인 직원회의를 시작으로 그 후 이틀 간은 온라인 직원 교육을 받는 일정이었다. 성질 급한 나는 이틀 동안 받아야 하는 직원 교육을 하루 만에 끝내려고 한창 열을 올리고 있는데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옆집 여자와 딸이었다. 마스크 쓰는 것도 깜빡 잊고 나갔더니, 옆집 여자가 말했다.
옆집 여자: There is an alarm going off in my apartment and it won't stop.
나: Okay, I will be right there.
옆집 아이에게서 지난번 엄마가 병원에서 며칠간 입원했었다 했었는데 그녀의 겁에 질린 얼굴에 안부를 물어볼 새도 없이 나는 급하게 마스크를 끼고 옆집으로 들어섰다. 나는 지난번 우리 집에서 있었던 것처럼 방범 알람이 오작동된 줄 알고 그 집 거실에 있는 모니터를 만지작 거렸지만 이상하게 먹히지 않았다. 그래서 경비실에 연락해서 알람 해제가 안 되니 와 달라고 부탁을 했다.
나: I did exactly what I am supposed to do to turn the alarm off but it won't work. I called the apartment security guy and asked him to come here to look at it.
옆집 여자: Oh, okay!
경비 아저씨를 기다리고 있는데 소리가 나는 곳을 자세히 살펴보니 부엌의 가스 경보기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 (부엌에 있는 가스 경보기 밑에 서서) I thought it was your security alarm but it is coming from your gas alarm.
옆집 여자: Yes, it started going off after I cooked something on the electronic oven.
그럼 왜 처음부터 가스 경보기라고 나에게 말하지 않았을까? 내가 안 물어본 걸까? 재택근무하다 말고 갑자기 당한 일이라 나도 그녀만큼 당황했었나 보다. 그러던 중에 경비 아저씨가 오셔서 방범 알람이 아니라 가스 경보기에서 나는 소리라고 했다. 경비 아저씨는 우리 집에 있는 멀쩡한 가스 경보기를 비교 차 보고 싶어 하셔서 우리 집 가스 경보기를 보여드렸다. 경비 아저씨가 가스 경보기에 있는 버튼을 몇 번 누른 후 알람은 멈췄지만, 아무래도 가스 경보기 센서에 문제가 있는 듯하다며 교체해야 한다고 하셨다.
나: There's something wrong with your gas alarm sensor and it needs to be replaced. I think you will have to contact your landlord for a replacement.
옆집 여자: Okay, I will let my husband know.
집으로 돌아와서 다시 온라인 교육을 받고 있는데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 받았더니 옆집 여자다.
옆집 여자: Someone came to my apartment and he is speaking Korean to me but I don't understand anything.
내가 가 보겠다고 말한 틈도 없이 수화기 너머로 다른 사람이 가스 경보기에 대해서 한참 설명을 하신다. 그래서 제가 집주인이 아니라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그곳에 가겠다고 잠시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리고 다시 옆집으로 갔다.
나:... So, what he is saying is that the gas box and the sensor are not working properly and they need to be replaced by the company that installed them. Do you have your landloard's phone number?
옆집 여자: My husband has his number. I will call my husband. Can you explain what's happening to my husband?
옆집 여자가 그녀의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스페인어로 급하게 용건을 말하고 전화기를 나에게 준다. 그래서 나는 아까 했던 얘기를 또 했다. 통화를 마치고 나니 옆집 주인의 전화번호가 문자로 왔고, 경비실 아저씨와 옆집 집주인이 한참 얘기를 나누었다. 한 시간 사이에 그 일로 옆집을 몇 번 왔다 갔다 했는지 모른다. 오늘 옆집에 오신 경비실 아저씨 중에 한 분은 나에게 이렇게 물으셨다.
경비 아저씨: 사모님은 미국에서 살다 오셨어요?
나: 네.
윗집 소음 문제로 성가시게 하는 나를 옆집에서 또 보니 이상하게 느껴지실 것이다. 절대 악인과 절대 선인이 있는가? 우리는 어떤 때는 선한 얼굴로 어떤 때는 악한 얼굴로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 하지만 가능하면 선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에도 윗집 발 망치는 쉴 줄을 모른다. 힘들고 지친다... 아파트 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