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때론 가족보다 소중한 사람들

by 별똥꽃

살아가면서 가족도 중요하지만 친구 또한 참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나는 어릴 적부터 이사를 많이 다니고 심지어 외국에서도 오랜 기간 살았기 때문에 예전부터 쭉 나를 알고 있는 친구는 많지 않다. 어릴 적 친구들은 내가 어른이 된 이후의 모습을 알지 못하고 어른이 된 후에 알게 된 친구들은 나의 어릴 적 모습을 알지 못한다. 나에게 죽마고우는 없는 셈이다.


대학을 마치고 결혼하고 아이들 키우고 일하고 항상 생활에 쫓기다 보니 나는 친구를 사귈 겨를이 없었다. 그래도 내가 친구라고 손꼽을 수 있는 사람은 세 명 정도 된다. 모두 최근에 알게 되었거나 예전 친구를 다시 만난 경우다. 두 명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나보다 연배가 많은 분들이다. 한 분은 최근 정년퇴직을 하시고 이민을 가셨다. 그래도 마음이 통하는 분이니 나에게는 소중한 친구다. 거의 사십 년 세월을 교직에 종사하신 나에게는 롤모델과 같은 분이시다. 다른 친구는 나보다 일곱 살 많은 언니 같은 친구다. 그 친구가 외국에서 자라서 비록 내 나이가 자신의 막내 동생 나이보다도 어리지만 우리는 그냥 친구처럼 지낸다. 마음이 잘 통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한 명은 여고 시절 빗속을 우산도 없이 같이 뛰어다니고 했던 동창이다. 결혼을 일찍 한 내 친구의 아들은 나의 결혼식에서 반지를 들고 신부 뒤를 따라오는 아이였다. 그 아들이 이제 다 커서 군대도 다녀왔단다.


그 외에도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몇몇 있지만 나와 마음이 통하고 진정성이 느껴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친구란 좋은 일 있을 때 같이 기뻐해 주고 슬픈 일 있을 때 같이 슬퍼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친구를 만날 때 본인의 이익을 먼저 계산하고 만나서도 안된다. 거짓을 말해서도 안된다. 친구가 아프지 않고 항상 건강하길 그리고 친구에게 늘 좋은 일이 생기길 기도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친구가 나에게 있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다. 비록 같은 지역에 살지는 않지만, 자주 만나지는 못 하지만, 그래도 내가 힘들 때 안부 물어 봐 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참 고맙다.


지금은 연락이 닿지는 않지만 살면서 고마웠던 사람은 몇몇 있다. 한 명은 중학교 친구인데 우리 집안 사정으로 인해 갈 곳이 없어진 나를 한 달 가까이 같이 살게 해 준 친구다. 그 친구와 그녀의 어머니에게 지금도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두 번째는 고등학교 졸업할 무렵 알게 된 내가 처음으로 사귄 남자 친구다. 자신의 전재산을 내 대학교 등록금으로 내어준 너무도 고마운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그를 잊을 수가 없지만 이제 유부남 유부녀가 된 우리가 친구로 남기에는 현실의 장벽이 너무 크다. 아니 만나서 고마웠다고 말할 기회조차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어려웠을 때 나를 도와주었던 두 사람은 마음에 간직해야 할 잊을 수 없는 친구들이다.


그 밖에 보고 싶은 사람들도 한두 명 있다. 여고 시절 대부분을 같이 보냈던 친구들이다. 이제는 어디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사는지도 알 수 없어서 그저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렇듯 현실에서의 친구들, 가슴속에 묻어둔 친구들, 추억 속에만 존재하는 친구들을 한두 명씩 떠올리면 내가 그리 외로운 사람은 아닌 것 같아 위로를 받게 된다.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 주는 과거와 현재의 모든 친구들에게 감사하다. 나에게 친구들은 때론 가족보다 더 의지할 수 있는 참 소중한 존재다. 나를 친구로 생각하고 기억하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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