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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똥꽃 Oct 22. 2020

미리 보는 미래

오십 대의 아름다움

인생이 너무 고단하고 외롭다고 한탄을 하고 있었던 게 불과 이주 전이었다. 그러다 최근 우연히 두 명의 여인을 알게 되었다. 두 명 다 모두 나 보다는 살짝 나이가 많은 매력적인 오십 대의 여인들이다.


한 명은 직장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녀는 본사에 새로 온 매니저 중의 한 명인데, 박사 학위가 있고 오 개 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학식과 능력이 있는 실력자다. 최근 우리 지점에 현장 감사를 나온 그녀가 우리 지점장 앞에서 나를 보더니 대뜸, "This is the one who started the whole new thing." 하며 나에 대해 (나중에 독이 될까 무서운) 과한 칭찬을 했다.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끝나고 오후 업무를 하고 있을 무렵 그녀가 찾아와 둘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일과 인생에 대한 그녀와 나의 철학이 비슷했다. 그녀는 동료들의 시기 질투를 많이 겪어 봤고, 그런 이유로 직장에서는 아예 화장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고등학교 시절 ESL 학생이었던 그녀는 영어도 원어민 못지않게 유창하게 하고, 인도어와, 스페인어에 불어까지 한다.


나는 근래에 오십 대에 오 개 국어를 하고 싶어서 일본어, 중국어, 그리고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중인데 오 개 국어를 모두 유창하게 할 수는 없을 것이란 걸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오 개 국어를 하는 사람을 실제로 만나 보니 자극이 되었다.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긴 것이다. 박사학위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 아마도 힘들 것이다. 다시 고된 공부를 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무엇보다도 박사 학위를 가지고 특별히 하고 싶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알게 된 두 번째 여인은 브런치로 인연이 닿아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데 나에게 많은 용기를 주시는 분이다. 둘이 비슷한 점이 참 많아서 너무도 놀라웠다. 그녀의 메시지는 마치 미래의 나에게서 받는 것과 같은 착각이 들게 한다. 나의 오십 대의 모습을 그때의 생각을 미리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와 닮은 사람이 지구 상 어딘가에는 있겠지 하는 생각을 늘 했었는데, 비슷한 경험을 한 그렇지만 지금의 나 보다는 나은 그녀를 보며 위안을 받는다. 내가 미래에 꿈꾸는 삶을 그녀는 이미 살고 있다는 점도 참 흥미롭다. 그녀 역시 내가 꿈꾸는 삶이 실현 가능함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살아오면서 늘 나는 왜 "인덕이 없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 내 인생이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을 느낀다.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하니 행복하다. 친구는 꼭 옆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오십 대의 너무 멋진 친구가 새로 두 명이나 생겨서 갑자기 부유해진 것 같다. 언젠가 내가 꿈꾸는 삶을 살고 있는 그녀들처럼 되도록 부단히 노력해야겠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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