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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똥꽃 Jan 08. 2021

바람직한 재택근무의 자세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 땅에 널리 퍼지기 시작한 작년 2월 말부터 지금까지 세 번째 재택 근무령이 떨어졌다. 맨 처음 재택근무를 시작한 작년 2월 말에서 5월 말까지는 정말 아침에 눈 뜨고 저녁에 눈 감을 때까지 일만 했다. 하루 근무시간을 5시간 6시간 초과하는 것은 보통 일이었고, 그러다 보니 하루에 기본 12시간에서 15시간 근무를 했었다. 몸이 얼마나 축나고 있는지 신경 쓸 겨를도 없을 정도로 일을 했다. 물론 아무도 고마워하지 않았고, 티도 나지 않았으며, 알아주지도 않았다. 나는 사명감 하나로 똘똘 뭉쳐서 고객 한 명에게라도 더 도움을 주기 위해 밤낮없이 일을 했다. 당연히 바람직한 재택근무의 자세가 아니었다.


두 번째 재택근무를 시작한 작년 8월 말에서 9월 말까지 한 달간의 기간도 나의 사명감은 덜하지 않았다. 작년 초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면서부터 심해진 혹은 우리 가족이 집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더 부각된 층간 소음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한채 업무에서 오는 중압감과 층간 소음까지 견디며 장시간 일을 하다 보니 몸에는 스트레스성 피부 질환까지 생겨서 오랫동안 낫지 않았다. 업무도 기계적으로 하나하나 하면 될 일을 나는 새롭게 해야 하는 몹쓸 병이 있다. 그러니 남들보다 더 오랜 시간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이치인 거 같다. 지나친 창의성의 추구는 지나친 사명감만큼이나 직장인의 건강을 해친다. 이 또한 바람직한 재택근무의 태도가 아니었다.


그리고 올해 초에 코로나 팬데믹 상황 이후 세 번째로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이제 근무 시간 전에 컴퓨터를 켜거나 근무 시간이 끝나고도 한참 동안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는 바람직하지 못한 근무태도를 지양하려고 한다. 물론 세 번째 재택근무를 시작하기 직전 이 주간의 휴가 중 반 정도를 밤낮으로 일에 몰두해서 작년에 시작했던 창의적인 업무를 모두 마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사실 지금도 근무 시간 외에 스마트 폰으로 업무 이메일을 확인하고 처리하는 일이 종종 있다. 하지만 업무용 컴퓨터는 업무 시간에 맞춰서 켜고 끄는 것을 생활화하려고 최대한 노력한다. 자학적인 사명감과 그에 못지않게 치명적인 지나친 창의성도 최대한 조절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층간소음 역시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대화로 해결하려는 의미 없는 노력을 그만두기로 했다. 법치국가에서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소음과 스트레스로부터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 그밖에도 나의 건강을 위해 운동과 다이어트에 신경을 많이 쓴다. 이 주 휴가의 절반은 다이어트에 투자를 했기 때문에 6일간 굶으며 호되게 다이어트한 노력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고, 저자극 소식을 생활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리고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한다. 현재는 매일 훌라후프를 40분간 하고 있다. 요즘 날씨가 너무 추워서 산책은커녕 창문을 열기조차 힘들다. 영상의 날씨를 회복하면 산책도 할 것이다. 그리고 점점 스트레칭에 더 집중해야 하는 것을 머리로는 이미 알고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일이라서 쉽게 되지는 않는다.


위에서 두서없이 열거했던 내용을 다시 정리해 보겠다.


바람직한 재택근무의 자세:

1. 근무시간을 준수한다. 초과 근무는 근무시간을 소홀히 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하다. 근무 시간을 소홀히 했을 때 직장에서 알면 문제가 되고, 습관적인 초과 근무는 자신의 건강을 해친다.

2. 불필요한 일을 만들어서 하지 않는다. 지금과 같이 비상시국에 너무 일을 잘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뒤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만 하면 된다.

3. 자신의 건강을 돌본다. 막말로 직장은 다시 구할 수 있지만, 건강은 한 번 잃으면 되찾기 힘들다.

4.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춰서 최대한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하루의 일정 시간은 일이 아닌 스스로를 위해서 사용한다. 운동이든 취미생활이든 자기개발이든지 간에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에 투자한다.


이상은 지난 일 년 간의 재택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 본 바람직한 재택근무의 자세이다. 재택근무의 장점만큼이나 단점도 많겠지만, 일단은 이 추운 날씨에 매일 출퇴근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으니 너무 감사하다. 현재 재택근무 중이거나 앞으로 재택근무를 시작할 사람에게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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