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미친 듯이 사 모았던 장독대를 팔았다
사계절도 같이 보내지 못하고 보내버렸다
구매가의 반값도 받지 않았다
하나씩 하나씩 사 모으며
예쁘게 씻어서 베란다에 두고
바라만 보아도 흐뭇했다
이사 준비를 하며 장독대 걱정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옮기다 깨지면 어쩌나 어디 둬야 하나
그래서 보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장독대를 사랑하는 마음만 가슴에 묻고
장독대에게 다른 인생을 살도록 보내주었다
첫사랑도 장독대 같은 것 아닐까
너무 소중하지만 끝내 지키기 못하고
사랑하는 마음만 가슴에 묻고 이별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