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고향인 듯 변하지 않으리오
나를 기억하는 사람 아무도 없고
내가 기억하는 집 한 채 없이 바뀐
지금은 낯선 땅
사람 찾기에 글을 올렸다
옆집 희영이 앞집 무현이 오빠
윗집 숙이 맨 윗집 무성이를 아냐고
며칠 후 답이 왔다
동네 친구를 안다고
낡은 동화책 속에
존재할 것만 같은 사람이
그 책을 찢고 나오려 한다
그 친구와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
과거와 현재는 공존할 수 있을까?
나는 무엇을 찾고 있는 걸까?
얼굴조차 기억할 수 없는 동화책 속 주인공?
내 잃어버린 시간을 보상해 줄 사람?
내 지루한 일상으로부터의 일탈?
시간의 강을 표류하는 나를 기억해 줄 사람?
옆집 희영이도
앞집 무현이 오빠도
윗집 숙이도
맨 윗집 무성이도
다들 잘 살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