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돈벌이의 즐거움

by 이일리


돈벌이의 즐거움

(260225)



 월급이 들어왔다. 이 달의 월급은 조금 특별하다. 연말정산 환급액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연금저축 한도를 꽉꽉 채운 덕에 환급액이 제법 쏠쏠했다. 기부금도 꽤 되니, 아마 연금저축과 기부에서 모든 환급액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다음달의 월급은 조금 더 특별하다. 인상된 연봉이 반영된 월급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인상될지 모르고, 애초에 이직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인상폭이 매우 낮으리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어쨌거나 조금은 오른다는 것에 마음이 설렌다.


 사실 월급이 조금 늘어난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돈이 부족해 허덕이는 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고, 돈이 좀 생기면 하고/사고 싶은 무언가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그냥 기분이 좋다.


 그러나 이 기쁨은 계좌에 돈이 찍히기 전까지만 유효하다.


 돈이 늘어난다는 데서 오는 기쁨이 아니라, 현재까지의 상황과 뭔가 달라지는 게 있다는 데서 오는 설렘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만약, 월급이 얼마나 오를지 알면 지금보다 덜 설렜을 것이다. (연봉이 얼마나 오를지 알고 있으면 그 중간만큼 설레겠지만 설레긴 설렐 것이다. 세금을 떼고 난 실수령액이 얼마인지는 미궁 속에 있기 때문이다.)


 다다음달 월급부터는 특별할 게 없을 것이다. 그러니 설렘도, 기쁨도 없다. 월급이 올랐으니 응당 기뻐해야 함에도.


 그래도 월급이 들어온다는 건 여전히 좋다. 돈벌이가 좋다. 돈이 그렇게 좋은가 하면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돈벌이는 좋다. 이번 달도 돈벌이를 했구나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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