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타기
(260228)
한강공원에서 조깅을 하다, 일정한 굴곡으로 설계된 낙타 혹 같은 공간에서 자전거를 타는 일곱 명쯤의 초등학생들을 보았다. 무엇을 위한 공간인지는 잘 모르지만 일단 콕 집어 자전거를 위한 공간은 아닌데, 낮이고 밤이고 거의 비어있는 공간이었던 터라 괜히 반가웠다.
그 모습에 시선이 오래 끌린 이유는 두세 명씩 몰려 동시에 언덕을 넘는 게 아니라, 한 언덕에 한 명씩만 배치되도록 간격을 조정해 움직이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서퍼들이 안전을 위해 하나의 파도 당 한 명만 탄다던데, 마치 그것처럼 말이다.
몇 명의 학생이 순차적으로 언덕을, 아주 리드미컬한 몸-자전거-놀림으로 빨라졌다, 느려졌다 하며 넘어가는 동안 왜인지 두 명은 시작점에 서서 이미 출발한 친구들을 바라보며 뭐라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는데, 그들의 뒤에는 자전거 두 대가 서 있고, 그러므로 어떠한 사유 때문에 마지막까지 남아 먼저 출발한 친구들을 그저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뿐임을 추정했는데, 그 모습이 꼭 바다의 안전요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매일 달리는 아주 일상적인 한강공원의 풍경이 순식간에 여름 바다로 바뀌었고, 나는 들리지 않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앞으로 앞으로 달려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