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illy] -25.05.18
많은 일이 있었다.
회사의 급여 지급이 밀렸고, 결혼식을 치렀고,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적어놓고 보니 그리 많은 일은 아닌 것 같다. 많은 일이 있지는 않고, 큼지막한 일이 있었다. 내가 쌓아온 리듬을 무너트릴 만큼은 큼지막한.
아침에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 슬로우버피를 하거나 한강을 가볍게 뛰고, 출근길엔 책을 읽고, 점심으로 반숙란을 먹고 4km를 산책하고, 퇴근 후 집에 와 저녁 식사를 한 뒤 운동을 하고......
이 모든 루틴-리듬은 오직 체지방을 감량하기 위해 갖춰져 유지되고 있었지만 (어쩌면 당연하게도) 나의 정신 건강과 'kibun'에 매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결혼식으로부터 약 2주 동안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최선을 다해 먹고 마시고 휴식을 취했고(최선을 다해 먹는 것도 힘든 일이었다), 한국에 도착해서도 일주일 정도를 되는대로 살았다. 일주일. 루틴이 깨진 채로 일상을 보낸 게, 딱 일주일.
이제 항복하기로 했다. 내내 지루하고 묘하게 울적한 이 생활에.
출근하는 5일이 있기에 출근하지 않는 2일을 기뻐할 수 있는 사람이라서, 통제하는 삶에서 약간의 스트레스와 함께 고양감을 느끼는 사람이라서. 마냥 놀아보고 싶었는데, 놀 줄도 모르고 가만히 누워서 시간만 허비하는 지루한 사람이라서.
잠시 잃어두었던 리듬을 되찾으러 가야지. 그렇게 좀 더 재미난 삶을 살아야지.
(밀린 월급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그게 나온다고 해서 그렇게 기쁠 것 같지도 않다. 맛있는 샴페인을 터트리고 싶고 실제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지만, 지금처럼 살아서는 1000%의 기쁨을 누리지 못할 거라구 . . . )